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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백기 생일 연모시 영화제 생일 협력 특별 상영 백기 편
2025.07.29【恋语影展】2025生日合作特别展映——白起篇
백기, 추리 금지
저녁 7시 반, 특파팀 정문 앞.
백기는 말없이 ‘블랙이’의 좌석에 올라탔다.
등 뒤에서는 일행들이 징그럽게 웃으며, 마치 환영식이라도 하듯 줄지어 그의 퇴근을 배웅하고 있었다.
그는 그 무리들이 자신 몰래 그녀와 함께 뭔가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알아내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요 며칠 간 교대조 변경은 겉보기엔 평범했지만, 팀원 조합을 보면 누가 봐도 일부러 짜 맞춘 티가 났고, 월말 근무표에도 미묘한 수정이 있었다.
루일 역시 그들과 짜고 각종 통신 장비를 점검했을 테지만, 그는 점검 로그를 남기는 습관이 있었다.
고진은 며칠 전까진 ‘자연스럽게’ 보였지만,
떠날 때 누른 화면 속 숫자 순서를 맞춰보면 뭔가 익숙한 번호 같았다.
어떤 차량 번호일까?
예전에 아율이 옆을 지나갈 때 맡은 냄새도 떠올랐다.
아마 어딘가 오락실 같은 곳의 로비에서 나는 디퓨저 향일 것이다.
생각하지 마.
백기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스스로에게 말했다.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던 그 무리의 얼굴이 떠오르자,
그 틈에 기대감으로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가 함께 스쳤다.
백기는 애써 머릿속을 비우려 애썼다.
그들이 얼른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라면서.
저녁바람은 상쾌했고, 풍경엔 불빛이 은은히 켜져 있었다.
그는 익숙하게 빛과 그림자 사이를 가르며 달렸다.
모든 것이 가볍게 느껴졌다.
마치 이대로 바람을 타고 밤하늘로 꺾어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엑셀을 밟아 차 앞머리를 들어올리고, 구름 위를 밟으며
한 줄 한 줄 멋진 드리프트 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하지만 그는 참았다.
그는, 그저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내일은 무슨 일이 생길까?
그녀가 현관으로 마중 나와 웃는 모습을 떠올리며, 백기는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았다.
도대체 언제부터, 전날부터 기뻤고, 전날부터 기대하게 되었는지.
아직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그는 이미 마음속 깊이 그리움과 축복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부드럽고 놀라운 걸 준비해둬서, 그가 자기에게 주어진 선물을 또렷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선물의 의미를 또렷하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의미)
늘 뭔가 아주 따뜻한 것이 그의 곁을 맴돌고 있어서, 그는 드물게 쭈뼛쭈뼛해지고, 말문이 막혀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를 안고, 소파에 함께 기대앉는 수밖에 없었다.
아마 그들은 아직 마지막 확인과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꾸만 눈에 띄지 않게 움직였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모든 걸 참고 있었다. 무심코 켜진 그녀의 화면, 툭 옆에 적어둔 번호, 태블릿에 남아 있는 검색 기록, 익숙하게 느껴지는 디퓨저 향……
백기는 순간, 눈앞에 있던 모든 기기를 전부 꺼버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의 예민한 오감이 원망스러웠다.
생각하지 마.
그는 어떤 놀라움의 거품도 터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그리고 그들이 함께 자신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선물들, 그 어떤 것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결국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하나 꺼내 창문을 열고 창가에 앉았다.
그녀는 귀여운 작은 햄스터처럼, 어느 순간엔 자연스럽게 그의 품에 안겨 이야기를 나누다가, 또 어느 순간엔 아무렇지도 않게 당당하게 저만치 달려가곤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백기는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는 한 번도 내일이 대단한 날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었다.
하지만 만약 정말 그런 날이라면 그건 분명, 그녀 때문이고, 또 그 녀석들 때문일 것이다.
저녁바람이 살짝 그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마치 아주 부드러운 손길처럼.
술기운을 따라 다시 불어온 그 바람 속에서, 그는 문득, 오래된 목소리를 들은 듯했다.
“샤오치(小起)”
그는 늘, 어머니를 자주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어쩌면, 너무도 다정한 무언가가 지금 그를 감싸고 있어서, 모든 마음의 긴장이 천천히 풀려버렸다.
엄마, 나 잘 지내요. (妈,我一切都好)
다 괜찮아요. (我都好)
백기는 천천히 손바닥을 폈다. 바람이 손가락 마디 사이를 스치고, 그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 지나갔다.
곧, 그는 그녀의 눈 속에 담긴 기대와 설렘의 빛을 보았다.
시계 초침이 똑딱, 똑딱— 귀에 또렷이 들려왔고, 그건 마치 다가올 모든 뜨거움과 그리움을 향해 하나씩 숫자를 세는, 아주 선명한 카운트다운 같았다.
그는 그녀에게 가볍게 손을 벌리며, 그녀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치 환하게 차오른 둥근 달처럼, 그의 품에 안겼다.
그녀의 웃음 섞인 입맞춤에서부터, 그는 이 하루가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행복할지를 기대하고, 상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