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유연
"아직 차가 막혀서 길에 있어요. 언제쯤 도착할지 모르겠어요 TT"
메시지 옆의 전송 아이콘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나는 화면 오른쪽 위에 겨우 한 칸 떠 있는 신호 표시를 흘끗 바라보다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앞쪽에는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었다. 함박눈 사이로 새어 나오는 브레이크등 불빛이 끝도 보이지 않는 붉은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차들이 조금도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나는 손끝으로 운전대를 톡톡 두드리며 얼마 전의 일을 떠올렸다.
한 달 전, 백기는 서북부 국경 지역으로 떠나 Evol 특수경찰의 지역 간 합동 훈련에 참가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통신 상태가 몹시 좋지 않은 산악 지대에서 보내는 바람에, 가끔 짧은 메시지 몇 마디나 사진 몇 장을 보내오는 게 전부였다.
오늘은 모처럼 초소로 돌아온 날이었다. 우리는 영상통화를 켜놓고 누구도 먼저 끊으려 하지 않았다.
유연
……오늘 즐겨찾기를 정리했는데, 저장해 둔 링크가 엄청 많이 사라졌더라고요!
유연
그래서 전부 백업해 뒀어요. 이제 나중에 못 찾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나는 태블릿을 들어 휴대전화 화면 너머의 백기에게 정리한 내용을 보여주었다.
백기는 화면 가까이 다가와 잠시 살펴보더니 의아한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백기
신장 여행 정보도 모아뒀어?
유연
헤헤, 선배가 보내준 사진들이 너무 예뻤잖아요. 저도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고 싶어져서요~
백기
그럼 며칠 뒤에 휴가 내서 같이 차 타고 여행할까?
순간 눈이 반짝였다.
하지만 장거리 운전 여행이 얼마나 피곤한지 생각하고, 얼굴에 피로가 역력한 백기를 바라보자 설레던 마음을 꾹 눌렀다.
유연
괜찮아요. 저도 아직 처리해야 할 프로젝트가 있거든요. 선배는 휴가가 생기면 푹 자면서 쉬어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휴대전화가 웅 하고 진동했다.
화면에는 '예약이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가 떠 있었다.
백기
하지만 난 네가 보고 싶어. 나 만나러 와줘.
이곳은 연모시보다 겨울이 훨씬 일찍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초소를 향해 막 출발했을 때 갑작스럽게 눈이 쏟아져 길이 막힐 줄은 몰랐다.
백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생각에 차창을 반쯤 내리고 앞쪽을 내다보았다.
하지만 눈보라 때문에 온 세상이 뿌옇게 흐려져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멀리서 다급하고도 빠른 말발굽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
기마대 한 무리가 계곡 쪽에서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검은 제복은 흩날리는 눈발 속에 거의 녹아들었지만, 나는 그들의 가슴에 달린 특수경찰 표식을 알아볼 수 있었다.
선두에 있던 사람이 손짓하자 뒤따르던 특수경찰들이 재빨리 흩어져, 멈춰 선 차량 행렬을 따라 각자 앞으로 이동했다.
임무를 수행하러 온 걸까? 백기도 평소에는 저런 모습일까?
나는 이리저리 고개를 내밀며 두서없이 생각에 잠겼다.
그때 갑자기 그림자 하나가 시야를 가렸다.
말 한 마리가 내 차 옆에 멈춰 섰다.
말 위에 앉은 사람은 고글과 얼굴 가리개를 착용하고 있어 얼굴이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그가 고개를 살짝 숙여 짙은 색 렌즈 너머로 나를 바라보았다.
눈썹이나 눈매조차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어째서인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유연
선배?
귓가에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고글을 벗었다.
온 세상을 뒤덮은 눈보라 속에서 호박색 눈동자가 놀라울 만큼 선명하게 빛났다.
차가 막혀 답답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는 차창을 끝까지 내리고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내밀었다.
유연
정말 선배였네요! 여긴 어떻게 온 거예요? 갑자기 또 임무가 생겼어요?
백기
아니, 정식으로 휴가 시작됐어.
백기
계속 네 연락이 없는데, 이쪽에 눈이 내려서 차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들었거든.
백기
와서 좀 도와주면 너도 더 일찍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유연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데, 조금 있다 만나도 괜찮잖아요~
백기
안 괜찮아. 1분이든 1초든, 조금이라도 빨리 보는 게 좋으니까.
백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시선만큼은 내 몸을 위아래로 꼼꼼하게 훑고 있었다.
가슴 한편을 무언가가 살짝 건드린 것 같았다.
막 입꼬리를 올리려는 순간, 그의 무전기에서 호출음이 들려왔다.
백기는 짧게 응답한 뒤 고개를 숙여 나를 바라보았다.
백기
밖은 추우니까 창문 잘 닫고 있어. 나 저쪽 좀 살펴보고 올게.
유연
네~
나는 차창을 올리고 백기가 말을 타고 차량들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앞쪽에서 곧 도로 통행이 재개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백기도 말머리를 돌려 부대로 복귀하려 했다.
그런데 떠나기 직전, 그가 고개를 돌려 내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우리 사이로 굵은 눈발이 쏟아지고 있어 그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그 시선만큼은 여전히 내게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차창 가까이 다가가 유리 위에 입김을 불어 하얀 김을 만들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뻗어 그 위에 삐뚤빼뚤한 하트 하나를 그렸다.
유연
선배가 볼 수 있으려나……
그때 시야 한쪽에서 앞차들의 불빛이 연달아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오랫동안 멈춰 있던 차량 행렬이 마침내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자세를 바로잡았다.
앞유리에 쌓인 눈을 치우려고 와이퍼를 작동시키려던 순간, 유리 바깥을 덮고 있던 가벼운 눈이 갑자기 바람에 흩날려 사라졌다——
오직 동글동글한 새하얀 하트 하나만을 남긴 채.
2장
황갈색 벌판이 저 멀리까지 펼쳐져 있었고, 눈 덮인 산기슭에는 밝은색 막사 몇 채가 자리하고 있었다.
백기는 이미 제복을 갈아입고 가방을 멘 채 초소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의 앞에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렸다.
그리고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 길가에서 손님을 태우는 운전기사 흉내를 냈다.
유연
잘생긴 총각, 어디 가세요? 차 태워드릴까요?
백기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곧장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올라탔다.
차가운 바람이 그에게서 풍기는 맑고 서늘한 향기와 함께 차 안으로 밀려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의 손이 어느새 내 뒷목을 감싸 쥐었다.
서늘한 입술이 예고도 없이 내 입술 위로 포개졌다.
지척에서 서로의 숨결이 서서히 뒤얽히자, 창밖에서 세차게 울부짖던 바람 소리마저 멀어지는 것 같았다.
그가 살짝 몸을 떼었을 때는 이미 뜨거운 열기가 내 뺨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유연
왜 예상했던 대로 대답 안 해요?
백기
어쩔 수 없잖아. 낮에 널 봤을 때부터 이러고 싶었거든.
나는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리며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두 팔을 뻗어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유연
저도 진작부터 이렇게 선배를 안아주고 싶었어요~
나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힘껏 비볐다.
익숙한 향기가 나를 겹겹이 감싸 안았다.
그제야 비로소 실감이 났다.
——백기가 다시 내 곁으로 돌아왔구나.
우리는 그렇게 비좁은 차 안에서 오랫동안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서둘러 품을 풀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다 무심코 시간을 확인하고 나서야 가까스로 그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
유연
안 되겠다. 이러다가는 오늘 정말 출발도 못 하겠어요!
그제야 백기는 팔을 풀고 고개를 숙여 안전벨트를 맸다.
그가 좌석을 조절하는 동안 내 시선은 저도 모르게 그의 얼굴로 향했다.
떠나기 전보다 피부가 눈에 띄게 조금 더 그을려 있었다.
눈 밑에는 옅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고, 눈썹과 눈매에도 모래바람에 시달린 듯한 거친 기색이 더해져 있었다.
방금 전까지 들떠 있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나는 다시 휴대전화를 집어 들어 시간과 미리 정해둔 경로를 확인했다.
고비 사막 도로의 관광 명소에 손가락을 몇 초 동안 올려두었다가, 결국 삭제 버튼을 누르고 대신 호텔 위치를 입력했다.
백기
고비 사막 도로 보러 가기로 하지 않았어?
유연
차가 너무 오래 막혔잖아요. 지금 거기까지 갔다가는 밤에도 계속 운전해야 할 거예요. 호텔에 도착하면 아마 한밤중일 테고요.
유연
게다가 저도 오늘 운전을 꽤 오래 했으니까, 한 군데쯤 덜 가면 좀 편하잖아요.
백기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내 손을 단단히 붙잡고 그대로 몸을 기울여 가까이 다가왔다.
운전석과 그의 팔 사이에 갇힌 나는 점점 날카로워지는 그의 시선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백기
이유가 그게 다는 아니지? 네가 직접 말할래, 아니면 내가 맞혀볼까?
나는 눈을 깜빡이다가 아예 고개를 들어 그의 턱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백기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의 입꼬리가 참을 수 없다는 듯 올라갔고, 조금 전까지 나를 몰아붙이던 기세도 절반 이상 누그러졌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맞잡은 손을 살살 흔들었다.
유연
솔직히 말할게요. 선배가 이제 막 훈련을 끝낸 데다 아까도 한참이나 바쁘게 움직였잖아요. 너무 고생한 것 같아서 그랬어요.
유연
전 원래 선배랑 놀려고 여기까지 온 거니까, 한 군데쯤 덜 가도 괜찮아요. 우리 둘이 즐겁게 보내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백기
하지만 그런 이유로 네가 하고 싶은 걸 마음속에만 담아두는 건 싫어.
백기
기억나? 예전에 누군가 나한테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숨기지 말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마음껏 하라고 했었는데.
나는 잠시 멍해졌다.
어쩐지 그 말들이 낯익게 들렸다.
백기
그 뒤에 산속 민박집에 갔을 때도, 그 사람은 내가 자기한테 어리광 부리는 게 좋다고 했어. 가끔은 자기한테 좀 더 '거칠게' 굴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고……
그의 말을 따라 그때의 '본성 해방' 휴가가 머릿속에 밀려들었다.
산속을 스쳐 지나가던 바람과 하늘 가득 흩날리던 은행잎, 별빛 아래에서 나누었던 입맞춤까지.
그리고 그 뒤로 점점 대담해졌던 그의 '어리광'이 떠오르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나는 서둘러 말을 끊었다.
유연
잠깐, 기억났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 얘기는 왜 꺼내는 거예요?
백기
우리 '해방' 게임을 다시 한번 해보자. 이번에는 네 차례야.
백기
지금부터 호텔은 신경 쓰지 말고, 내 생각도 하지 마.
백기
네가 진짜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말해봐.
유연
저…… 저는 선배가 너무 피곤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선배랑 같이 풍경도 보고 싶어요……
백기
그럼 둘 다 하자. 이제부터는 나한테 맡겨.
***
황량한 고비 사막이 도로를 따라 멀리까지 펼쳐져 있었다.
드러난 산비탈에는 바람이 새겨놓은 짙고 옅은 무늬가 이어졌고, 이따금 키 작은 관목 몇 무더기만 눈에 들어왔다.
백기는 유명한 고비 사막 도로의 관광 명소로 안내하지 않았다.
그저 갈림길을 지날 때마다 가끔 손을 들어 방향을 알려줄 뿐이었다.
차는 계속 앞으로 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도로가 점점 좁아지더니 몇 차례 굽잇길을 지나자 눈앞이 탁 트였다——
둥근 석양이 도로 끝에 걸려 있었다.
겹겹이 이어진 산 그림자는 저마다 다른 빛깔의 적갈색으로 물들었고, 금빛과 붉은빛이 섞인 저녁 햇살이 황야를 따라 흘러내려 차 앞까지 닿아 있었다.
유연
와…… 여기 정말 예쁘네요. 사람도 거의 없고요.
유연
선배는 이 길을 어떻게 발견한 거예요?
백기
우연히 알게 됐어. 한번은 근처 목축민의 양들이 길을 잃어서 우리가 찾는 걸 도와준 적이 있었거든.
백기
내가 공중 수색을 맡아서 오후 내내 찾아다녔는데, 결국……
유연
새끼 양들을 무사히 찾았어요?
백기
내가 길을 잃었어.
유연
네?!
나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백기는 너무나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백기
어쩔 수 없었어. 위에서 내려다보니까 사방이 온통 소랑 양이더라고.
백기
잃어버린 녀석들이 맞는지 확인하려면 한 마리씩 가까이 다가가 귀표를 살펴봐야 했거든.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너무 멀리 날아갔어.
유연
그래서 그다음에는요?
백기
위치 추적 장치를 보고 돌아오다가 산 하나를 넘었는데, 바로 여기가 보이더라.
백기는 그렇게 말하며 멀리 굽이치는 산등성이를 손으로 가리켰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보았다.
석양이 산 너머로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
바람에 먼 곳의 마른 풀들이 낮게 눕고, 드넓은 고비 사막에는 우리 차 한 대만 남아 있을 만큼 고요했다.
유연
그럼 '선배가 길 잃었을 때만 볼 수 있는 한정판 풍경'을 제대로 감상해야겠네요~
나는 차의 속도를 늦추고 석양에 물든 고비 사막을 따라 멀리 시선을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앞쪽에서 움직이는 갈색 물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린 말 한 마리가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고비 사막을 홀로 천천히 걷고 있었다.
주변에는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유연
이렇게 외진 곳에도 말이 있네요?
백기는 내 시선을 따라 앞쪽을 바라보더니 곧바로 몸을 바로 세웠다.
백기
잠깐 세워봐. 상태가 좀 이상해.
나는 물을 가득 담은 접이식 대야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어린 말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이더니 이내 허겁지겁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사이 백기는 초소와 연락을 취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통화를 마치고 내 곁으로 돌아왔다.
백기
귀표랑 안장을 보니까 역시 목축민이 잃어버린 말이 맞아.
백기
요즘 이 일대 목축민들이 가을 목초지로 이동하는 시기라서, 초소에서도 대략적인 방향밖에 확인할 수 없대.
유연
그럼 어떡하죠? 이 아이를 고비 사막에 혼자 두고 가려니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데……
백기는 말의 목 옆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했다.
백기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는 대충 알아. 그쪽으로 말을 몰고 가서 주인을 찾아볼 수 있을 거야.
거기까지 말한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백기
넌 먼저 예정대로 여행하고 있어. 최대한 빨리 돌아와서 널 찾을게. 어때?
유연
음……
이렇게 먼 길을 달려 겨우 이곳까지 왔는데.
이제 막 우리 둘만의 휴가가 시작됐는데.
나는 그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함께 간다면 백기는 나까지 신경 써야 할 테고, 예약해 둔 호텔과 여행 일정도 전부 엉망이 될지 모른다……
유연
알겠어요. 그럼 선배는……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입술 위로 입맞춤이 내려앉았다.
마치 벌을 주려는 것처럼 그의 입술이 몇 차례 내 입술을 느리게 문질렀다.
백기
솔직하게 말 안 했으니까 반칙.
백기
다음에 또 그러면 벌은 두 배야.
유연
아니, 게임 규칙을 갑자기 추가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백기
예전에 어떤 모범생이 나한테 똑같이 했거든. 나도 당연히 배워야지.
백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백기
말할 거야, 안 할 거야?
바로 눈앞에 있는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나는 마침내 이것저것 따지던 생각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손을 뻗어 그의 옷자락을 살짝 붙잡고 고개를 들어 눈을 깜빡였다.
유연
백기, 저도 선배랑 같이 이 아이를 집에 데려다주고 싶어요~
3장
멀리서 백기가 말을 타고 펠트 천막 쪽에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자, 나는 이미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다.
유연
이번에도 주인이 아니었어요?
백기
응. 그래도 앞쪽에 이동 중인 목축민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대. 어쩌면 금방 만날 수도 있을 거야.
어제부터 우리는 방향을 바꿔 가을 목초지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황량하던 고비 사막은 조금씩 멀어졌고, 눈앞의 풍경도 점차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금빛과 초록빛이 뒤섞인 초원이 완만하게 굽이치는 지형을 따라 펼쳐져 있었다. 멀리 보이는 숲은 강줄기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졌고, 햇살 아래에서 화사한 가을빛으로 반짝였다.
하지만 그 말의 주인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드넓은 초원에서 사람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몇 번이나 허탕을 치고 나니 조금 기운이 빠졌다.
유연
선배, 혹시 이러다 말 주인을 못 찾는 건 아닐까요?
백기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괜찮아.
백기
우리가 못 찾으면 일단 초소에 데려가서 맡기면 돼. 그쪽에서 계속 주인을 찾아줄 거야.
유연
듣고 보니 백 경관님은 이런 일에 꽤 익숙하신 것 같은데요?
백기
여기서 오래 지내다 보면 이런 일에도 익숙해져.
백기
몇 번은 임무를 수행할 때 전날 위치를 확인해 둔 사람이 다음 날이면 이미 다른 목초지로 이동하고 없더라고. 날씨도 시시각각 바뀌고.
백기
그러니까 일단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머지는 흘러가는 대로 두는 수밖에 없어.
유연
저는 딱히 뭘 하고 싶은지도 생각이 안 나는데……
백기
그럼 일단 나랑 같이 멍하니 좀 있어 봐. 천천히 생각하면 되지.
백기는 내 손을 잡아끌고 풀밭에 앉았다.
나는 그의 품에 기대어 바람이 풀잎 사이를 스치는 사각거림을 들었다.
그러자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생각들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건 뭘까?
시선이 멀지 않은 곳에서 느긋하게 풀을 뜯고 있는 말에게 닿았다.
순간 눈이 반짝인 나는 고개를 돌려 백기를 바라보았다.
유연
선배, 저 말 타고 바람 좀 쐬고 싶어요! 답답한 기분도 풀 겸요!
백기
좋아. 일단 내가 옆에서 같이 걸어줄 테니까 감부터 되찾아 봐.
나는 예전에 승마를 배울 때 익혔던 동작들을 머릿속으로 되짚어본 뒤, 등자에 발을 걸고 말등에 올라탔다.
백기는 말고삐를 잡고 내 곁에서 천천히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다시 승마 감각을 되찾았다.
유연
다행히 전에 베트몬에서 연습했던 승마 실력을 백 교관님께 전부 돌려드리진 않았네요~
백기
그때 열심히 연습했잖아. 그렇게 쉽게 잊어버릴 리 없지.
나는 헤헤 웃으며 그와 함께 '일주일 경찰서장'이 되었던 때를 떠올렸다.
마지막에 '용의자'와 벌였던 승마 사격 대결이 생각나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유연
그러고 보니 그때 대결이 끝나고 앞으로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했었잖아요. 다음에는 제가 말을 타고 선배가 사격을 맡기로요.
생각할수록 지금이야말로 좋은 기회인 것 같았다.
나는 곧바로 백기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유연
명사수 백기 님, 유연 기사와 함께 연습해 주시겠어요?
백기의 눈에 부드러운 웃음이 어렸다.
그는 망설임 없이 내 손을 잡았다.
등자에 발을 걸더니 능숙하게 몸을 날려 내 뒤에 올라탔다.
익숙한 온기가 곧바로 가까워졌고, 그의 팔이 뒤에서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유연
그럼 출발합니다——
나는 고삐를 가볍게 흔들었다.
말발굽이 초원을 밟으며 나아갔고, 속도도 조금씩 빨라졌다.
넓고 푸른 하늘과 굽이치는 들판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람이 끊임없이 귓가를 스쳐 지나가며 머리카락과 옷자락을 뒤로 날렸다.
말등이 가볍게 흔들리자 백기는 자연스럽게 내 어깨 옆에 턱을 기댔다.
허리를 감싸고 있던 팔에도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조금 전까지 느꼈던 답답함은 이미 말끔히 사라졌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백기와 함께 말을 달리며 느끼는 상쾌한 해방감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도 점차 이런 '마음 내키는 대로' 떠나는 여행에 익숙해졌다.
목축민을 만날 때마다 지나가는 길에 몇 마디씩 물어보았다.
별다른 소식이 없으면 그대로 다시 길을 떠났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풀밭에 누워 잠시 햇볕을 쬐었고, 밤이 되면 시야가 탁 트인 곳을 찾아 별을 구경했다.
그렇게 가다 쉬기를 반복하다 보니 마치 우리도 가을 목초지로 향하는 목축민들의 행렬에 합류한 것 같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느새 이 '본성 해방' 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여행 일정표도, 길 위에서 겪었던 자잘한 걱정거리도 모두 잊어버린 채였다.
그저 초원과 날씨, 그리고 그 순간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천천히 나아가면 되었다.
그날 우리는 즉흥적으로 즐긴 '초원 브런치'를 막 마치고 짐을 정리해 출발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맑은 양 방울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메에~" "메에~"
양 떼가 서로 다닥다닥 붙어 도로 위로 밀려들었다.
마치 먹구름처럼 순식간에 도로 전체를 뒤덮었다.
그중 겁 없는 녀석 몇 마리가 벌써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자, 백기는 얼른 내 손을 잡고 차 안으로 돌아갔다.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눈앞의 '먹구름'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유연
다들 통통해서 만지면 촉감이 엄청 좋을 것 같아요.
백기
응. 요즘 날씨가 쌀쌀해져서 털도 꽤 두꺼워졌어.
백기
그런데 이 녀석들, 보기에는 순해 보여도 실제로는 힘이 엄청 세.
백기
정 만져보고 싶으면 내가 성격 좋은 녀석으로 골라줄게. 풀도 좀 줘서 '매수'하고.
우리가 양들을 구경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한 목축민이 말을 타고 빠르게 지나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양 떼의 맨 앞으로 달려갔다.
선두에 있는 양을 몰아 도로 밖으로 내려보내려는 듯했다.
그 순간 백기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시선이 목축민이 탄 말을 따라 움직였다.
상대가 양 떼의 반대편으로 돌아가자, 백기는 손을 뻗어 사이드미러의 각도를 몇 번 조절했다.
그리고 몇 초 동안 거울 속을 유심히 살폈다.
유연
왜 그래요?
백기
아무래도 우리 임무를 예상보다 일찍 끝낼 수 있겠는데.
4장
유연
저 지금 꿈꾸는 거 아니죠? 우리의 '말 데려다주기' 여행이 이렇게 끝나버린 거예요?!
백미러에 비친 목축민들의 행렬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나는 아직 믿기지 않았다.
유연
그런데 선배는 그 사람이 말 주인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
백기
아까 그 사람이 말을 타고 지나갈 때 귀표를 봤거든. 우리가 찾은 말이랑 똑같았어.
유연
정말 '휙' 하고 지나갔는데, 선배 눈도 참 좋네요.
백기
아마 공중에서 소랑 양을 워낙 많이 찾아다니다 보니 단련됐나 봐.
백기는 휴대전화를 거치대에 올려놓고 자연스럽게 지도를 켰다.
백기
이제 어디 가고 싶어?
나는 즐겨찾기에 저장해 둔 장소들을 떠올렸다.
예전에 표시해 두었던 고비 사막과 초원, 설산까지. 지난 며칠 사이 어느새 그중 절반 이상을 둘러본 상태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 지난 한 달 동안 백기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 그가 보았던 풍경들을 하나씩 지나온 것 같았다.
막상 다음 목적지를 묻자 뚜렷하게 떠오르는 곳이 없었다.
결국 나는 질문을 그대로 백기에게 돌렸다.
유연
선배는 전에 임무 수행하면서 또 재미있는 곳에 가본 적 없어요?
유연
그러니까 여행 정보에 나오는 그런 곳 있잖아요—— '행복해서 눈물이 날 것 같은 곳', '여기 안 가보면 인생 손해'라는 곳이요.
백기는 잠시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이내 표정을 풀고 손을 뻗어 시동을 걸었다.
백기
눈물 나는 곳이라면 하나 알아. 지금 데려가 줄게.
***
오후의 햇살이 바자르 시장을 가득 비추고 있었다.
숯불 위에서는 고기 기름이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어갔다.
나는 갓 구워낸 양꼬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매콤한 맛에 큐민의 향과 기름이 익으며 풍기는 고소한 향이 뒤섞여 혀끝에서 단숨에 퍼져 나갔다——
유연
쓰읍, 매워!!
유연
그런데 이 양꼬치 정말 맛있네요. 하지만 선배……
나는 고기를 삼키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백기를 바라보았다.
유연
선배가 말한 '눈물 나는 곳'이 설마 매워서 눈물이 나는 곳이었어요?
백기도 양고기를 한 입 베어 물더니 아무 잘못도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백기
거짓말은 안 했잖아. 여기 고추가 제일 맵고 향도 좋거든. 훈련하러 왔던 사람들도 먹다가 많이 울었어.
유연
푸흡……!
나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아예 백기의 팔짱을 끼고 양꼬치를 계속 뜯어 먹으며 사람들을 따라 시장 안쪽으로 걸어갔다.
양옆으로는 노점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활기를 띠고 있었다.
갓 구운 난과 말린 과일, 향신료 냄새가 공기 중에 뒤섞여 있었다.
상인들의 호객 소리와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이어졌고, 조금 더 먼 골목에서는 경쾌한 북소리와 현악기 연주가 간간이 들려왔다.
마지막으로 남은 간식까지 아쉬움을 달래며 먹고 나니 배가 이미 빵빵하게 불러 있었다.
유연
안 되겠다…… 더 먹었다가는 정말 못 걸어 다니겠어요!
마침 골목 모퉁이로 바람 한 줄기가 불어왔다.
옆 가판대에 늘어뜨려진 천들이 가볍게 나부꼈고, 그 선명한 색깔이 단번에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유연
가요, 가요! 저쪽도 구경해요!
나는 서둘러 백기를 잡아끌고 여전히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음식 노점들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옆쪽에 수공예품이 가득 진열된 골목으로 들어갔다.
나는 화사한 색깔의 숄 하나를 어깨에 걸친 뒤 두 팔을 펼치고 백기 앞에서 반 바퀴 돌아 보였다.
유연
어때요?
백기
예뻐. 그런데 뭔가 조금 부족한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한 백기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더니 가판대에서 작은 꽃무늬 모자 두 개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를 내 머리 위에 살포시 얹어주었다.
백기
이제 괜찮네.
백기는 나머지 모자 하나를 내 손에 쥐여주고는 아주 협조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모자를 씌워준 뒤, 함께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거울 속 두 모자는 하나는 밝고 하나는 어두운 색이었지만, 촘촘하게 수놓인 무늬가 절묘하게 서로 어우러졌다.
우리는 웃고 이야기하며 모자와 숄을 구입한 뒤, 다시 손을 잡고 골목 안쪽으로 걸어갔다.
앞쪽 광장에서는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손북을 두드리고 현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경쾌한 리듬이 연달아 퍼져 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박자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화려한 치맛자락이 사람들 사이에서 활짝 펼쳐졌다가 경쾌한 발걸음에 맞춰 빙글빙글 모여들었다.
웃음과 박수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고, 춤추는 무리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합류했다.
나도 모르게 걸음을 늦추고 바라보다 보니 슬슬 함께 춤추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을 둘러보자 무의식적으로 잠시 망설여졌다.
다들 동작이 경쾌하고 능숙했다.
우리는 이곳의 춤을 배워본 적도 없는데, 어디서부터 끼어들어야 하지……
일단 좀 지켜볼까? 동작에 조금 익숙해지거나 사람이 줄어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생각을 채 끝내기도 전에 고개를 돌리자,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한 백기의 시선과 마주쳤다.
그는 이미 내 속마음을 꿰뚫어 본 모양이었다. 느긋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편안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잔뜩 긴장했던 마음도 문득 놓였다.
이번 여행 내내 나는 이미 마음 내키는 대로 즐기는 데 익숙해지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모든 준비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일단 춤부터 추고 보는 거야.
유연
선배, 저도 춤추고 싶어요.
백기
좀 더 망설일 줄 알았는데. 그래서 키스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어.
유연
흥흥, 저도 우리 '규칙' 안 잊었거든요! 그래도 춤을 잘 못 출까 봐 조금 걱정되긴 하니까——
나는 의기양양하게 그의 손가락을 걸어 잡고 깍지를 꼈다.
유연
선배도 같이 춰줘야 해요! 이제 도망 못 가요.
백기
걱정하지 마. 도망갈 생각 없으니까.
백기는 고개를 숙여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유연
……?
유연
저 반칙 안 했는데요.
백기
알아. 그런데 그렇게 의기양양해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키스하고 싶었어.
순식간에 뺨이 뜨거워졌다.
나는 재빨리 시선을 피하고는 아예 백기의 등을 밀며 활기 넘치는 춤판 속으로 들어갔다.

휴대전화를 들어 급하게 기념사진을 한 장 남긴 뒤, 나는 백기와 함께 경쾌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백기는 확실히 이런 춤이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팔을 들어 올릴 때 그의 귓불이 몰래 옅은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모처럼 조금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몰래 웃음이 나왔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한 바퀴 돌았다.
유연
하하하! 여기 춤은 선배가 평소에 추던 스타일이랑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정말 억지로 맞춰주는 거 아니에요?
백기
익숙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배우기 어려운 것도 아니야.
백기는 주변 사람들의 춤동작을 자세히 관찰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던 움직임이 점차 자연스럽고 시원스럽게 바뀌었다.
다음 북소리가 울리자 그는 능숙하게 손뼉을 마주쳤다.
이어서 박자에 맞춰 어깨를 한번 튕기듯 움직였다.
동작은 절도 있으면서도 멋스러웠다.
유연
……!
내가 감탄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백기는 내 손을 잡았다.
그의 눈가에 자유분방한 미소가 활짝 피어올랐다.
백기
그런 것보다 너랑 같이 마음껏 즐기는 게 더 중요해.
백기
그러니까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해. 즐거울 때까지 마음껏 놀자.
백기는 팔을 높이 들어 올리며 나를 한 바퀴 돌게 했다.
북소리가 점점 더 빠르고 촘촘해지는 가운데, 나는 다음 동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감각에 몸을 맡기고 마음껏 빙글빙글 돌았다.
멀리서 햇살과 사람들의 모습이 끊임없이 엇갈렸다.
온 세상이 북소리에 맞춰 함께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 같았다.
눈부시게 어지러운 풍경 속에서 내 마음도 점점 더 높이 날아올랐다.
마치 이번 여행 내내 고비 사막과 초원, 계곡을 스쳐 지나온 바람이 지금 이 순간 모두 내 곁으로 모여든 것 같았다.
나를 가볍게 들어 올려,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마음껏 날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