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 심한 설날 데이트 번역
예전에 작업한 거예요
*중판 보고 제 나름대로 캐해석해서 본 거라 오역 있음요. 원문은 직접 보셔요,
주황색이 제가 번역한 거
그냥 글자는 한섭 오역
1장
오늘은 신년 하루 전, 이번 해의 마지막 출근.
오늘은 새해 전 마지막 근무일이다. 길었던 한 해의 연말결산을 마무리 한 뒤에서야 마침내 휴가를 지내게 되었다.
사무실에 돌아와 나는 이미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았다.
사무실에 돌아와 홀가분한 마음으로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다사다난했던 올해의 일들을 떠올렸다.
투자가 철회된다는 소식에 화예를 찾아갔던 일, Evol에 관련된 각종 사건들...
투자 철회 위기부터 시작해 최근 각종 사건에 휘말리면서 한 해를 무사히 넘긴 게 절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사다난했던 순간들이 무사히 지나간 걸 안도할 무렵, 고모의 메세지가 도착했다.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휴대 전화가 울렸다. 큰 고모의 문자였다.
메세지: 유연, 설날에 네 남자 친구랑 몇 시쯤 도착할 예정이니? 지금 장을 보고 있단다...
아가, 설날에 집에 와서 밥먹자. 이번에는 남자친구 데리고 와! (스마일 표정)
유연: 아... 깜빡했다.
남자친구!!! 밥!!!!
나는 잊고 있었던 고모와의 일을 떠올렸다.
내 머리는 순간 하얘졌고 냉정해진 후에서야 나는 미친 듯이 머릿속에서 두 키워드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 고모는 나에게 맞선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그걸 무마시키기 위해 지금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둘러댔었고-
도무지 믿지 않는 고모에게 설날에 데려가겠다고까지 말했었다...
시점은 설날, 당시에는 소개팅을 피하기 위해서 가족들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의역
이제는 잠잠해지실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했다……
이 일을 어쩐다- 자초지종을 들은 사람들이 쯧쯧쯧 혀를 찼다.
나는 눈썹을 잔뜩 찌푸린채 걱정을 하며 이 문자를 쳐다보았다. 마치 중량폭탄처럼 올해를 무사히 보내는 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라고 수시로 알려주는 듯 했다……
내가 저녁 회식 내내 이 일로 정신이 팔려 있으니 모두들 추궁하기 시작했고 결국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유영: 드디어 대표님에게도 집안 어른들의 마수가 뻗어왔군요.
아아, 대표님에게도 이런 일이, 아아니 제 말은 이런 일이 대표님에게도 일어날 줄은 몰랐어요……
나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나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유연: 이제 어떡하죠.
고은: 헤어졌다고 하면 되잖아요
헤어졌다고 하면 간단하잖아요!
유연: 그럼 바로 맞선 일정을 잡아 오실 거예요... 지난번에도 그랬다구요.
분명 믿음이 가지 않는 남자친구를 사겨서 빨리 헤어졌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그렇게되면 저에게 더더욱 맞선을 강요하실 거구요.
고은: 남친이 해외로 출장 갔다고 하는 건요?
그렇담. 연기는 끝까지 해야죠. 남자친구가 친척집에 가느라 설에는 연모시에 없다고 하는 건요?
유영: 아니면 이번 고모 댁 방문은 패스하고 아예 대표님이 비행기 표를 끊어버려요.
아니면…… 대표님이 해외 여행을 가시는 건요? 설날에 집에 안 가면 만사ok 잖아요!
유연: 한 번 가고 말 곳도 아닌 걸요.
하지만……설날이 지나도 보름날은 피하지 못할 거예요.. 게다가 전 설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있었는걸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더 그랬고요……
유연: 그리고 고모가 이러시는 건 혼자 남은 내가 걱정되기 때문이에요.
어떻게든 고모를 안심시킬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설날 당일은 피할 수 있어도…… 섣달 보름날은 피할 수 없을 거예요. 거기다 전 예전부터 설날은 가족들과 함께 지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더 그렇게……
유영: 그럼 간단하네요.
생각났어요!
나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유영을 바라보았다.
유영의 말이 순식간에 나의 기대에 불을 붙여 나는 고개를 들고 진지하게 유영을 바라보았다.
유영: 남친을 봐야 안심하시는 거라면 남친을 만들면 되죠.
대표님이 당장 남자친구를 사귀면 되는 거죠……
부풀어 올랐던 나의 기대가 푸쉬쉬 땅으로 꺼졌다.
방금까지 타오르던 희망이 또 순식간에 꺼지면서 나는 실망하며 머리를 숙였다.
고은: 어떻게 하루 만에 대표님이 남친을 만들어요. 종이로 만들어요?
유영씨, 그게 무슨 생각이에요. 전혀 현실적이지 않잖아요.
한예준: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요? 종이든 뭐든 그게 뭐가 중요해?
이렇게 곤란한 일을 어째서 이 어르신께 묻지 않았느냐!
맞은편에 앉아있던 예준이 내게 다가온다.
옆 테이블에 앉은 한예준이 술잔을 들고 천천히 걸어왔다.
한예준: 설날 무마용 하루 연인인데- 누구라도 상관없는 거잖아요?
제게 묘책이 있는데 듣고 싶지 않나요~
한예준이 눈썹을 치켜올리고 의기양양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주위의 뜨거운 눈빛이 느낀 듯 한예준은 목을 가다듬고 일부러 말을 길게 끌었다……
하루...연인?
(원문엔 없음)
한예준: 고모님 앞에서 남자 친구 역을 해 줄 대역을 찾는 거예요.
남자친구 역을 맡을 사람을 찾아요. 그리고 집에 데리고 가서 즐거운 한 해를 보내는 거죠……
고은: 하긴, 그러면 간단하죠. 들키지만 않는다면야-
그럼 간단하네요?
한예준: 그쵸? 고모님을 안심시킨 다음에는 원래의 자유로운 일상으로 컴백하면 끝
간단하죠! 생각해봐요. 이렇게 하면 대표님의 괴로움도 해결할 수 있고 시누이도 기쁘게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잖아요!
고은: 이 자식... 취해서 흥분한 것 같은데.
한예준, 많이 취한 것 같은데…… 가자, 내가 데리고 나갈테니 찬바람 쐬고 정신차려……
한예준: 저 안 취했거든요... 음냐
나 술 많이 안 마셨는데, 아이쿠, 나 끌고 가지 마……
말을 마치자마자 뒤로 넘어가버린 예준은 결국 술집 한 켠에 고이 잠들었다.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리면서 흩어지더니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예준의 말에 내 머리는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었다. 대역, 대역을 해 줄 사람이 있나?
남자친구역…… 한예준의 말이 머릿속에 계속 아른거렸다. 말도 안되는 말이지만 지금은 유일한 방법이었다.
바보 같은 일인지도 모르지만, 늘 나를 염려하는 고모를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다.
일단……얼버무리고 보자.
나는 휴대폰 전화번호부에서 '남친 후보'를 찾기 시작했다.
나는 휴대전화를 켜고 임시 '남자친구' 후보를 찾기 시작했다.
누구 하나 이런 부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나는 천천히 화면을 넘겼다……
유연: 누가 있지... 도무지 생각나는 사람이 없네.
이번엔 내 무덤을 내가 팠네……
유연: 아니면 배우를 고용이라도 해버릴까?
음……누구를 찾지?
한예준: 백기 선배는 어때요, 대표니임~?
사실 딱 맞는 사람이 있어요……
누워있던 예준이 여전히 불그스름한 얼굴을 내밀었다. 그리고 다시 고은에게 끌려갔다.
백기 선배?
나는 백기의 전화번호 앞에서 주저했다.
분명 선배라면 내 부탁을 들어주겠지-
(원문엔 x)
내가 고개를 들자 한예준이 문 앞에서 몸을 반쯤 내밀고 말을 다 하지도 못한 채 고은에게 또 끌려갔다.
개그콤비 커플*의역 이 떠나자 주위는 다시 조용해졌다.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천천히 주소록을 뒤적이자 점점 강렬한 느낌이 마음속에서 손끝까지 번졌다.
백기의 이름 앞에 멈춰선 순간, 나는 내 심장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원문에는 한예준이 백기 선배 언급 못하고 끌려나감. 유연이가 스스로 백기 선배 택함)
2장
설날 당일, 나는 일찌감치 고모 댁에 도착했다.
설날 당일, 나는 일찍이 큰 고모 댁에 도착했다.
백기가 오기로 한 시간은 6시. 고모는 들뜬 표정으로 주방에서 가지각색의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선배와는 저녁 6시에 저녁 약속을 했지만 이 특별한 손님을 맞이 하기 위해서 큰 고모와 큰 아버지는 점심부터 주방에서 바쁘게 시간을 보내셨다.
내 남자 친구가 온다는 소식을 듣자, 멀리 사시는 작은 고모와 숙모들까지 오신다고 했다.
내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집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친척들은 잇달아 찾아오셨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큰 이모, 둘째 이모, 작은 고모도 오셨다.
... 일이 점점 커지네.
심지어 한 번 밖에 못봤던 먼 친척이신 고모님도 오셨다.
오랜만에 모두 모인 자리에서 단연 인기 있는 화제는 백기였다.
모두들 설맞이 특별 공연을 보는 것보다 더 기대하는 심정으로 이곳을 찾으시니 순식간에 이 작은 거실이 몹시도 붐비는 듯 했다.
꼬치꼬치 캐묻는 어른들의 등쌀에 못 이겨 나는 요리 보조를 자청해서 부엌으로 피신했다.
친척들의 계속된 추궁에 나는 주방으로 도망가 허드렛일을 도우면서 저녁의 일을 상상했다.
백기를 초대한 게 잘한 일일까?
선배와는 이미 여러 차례 밥을 먹었지만 '남자친구'로서 집에 초대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쩌면 이번 일을 끝으로 다시는 선배가 날 만나주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생각하니 심장이 북소리를 치는 것처럼 쿵쿵 뛰고 더더욱 긴장되기 시작했다.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면서 나는 자꾸 현관문 앞을 서성거렸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자 나는 계속 문 앞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백기는 아직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시계 바늘은 이미 6시를 지나가는데도 선배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생겼나?
일이 생겨서 늦어지는 건가……*의역
전화를 해 보니 휴대폰이 꺼져있다는 안내가 흘러나왔다... 뭐라고?
다급히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전화기가 꺼졌다는 알림음만 흘러나왔다.
유연: 설마 바람 맞히는 거야?
꺼, 꺼졌어? 진짜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닌가……
음식을 차려놓고 둘러앉은 어른들 사이에서 수군거림이 들리기 시작한다.
옆에서 큰 고모가 재촉을 하셨다.
나는 어떻게 이 상황을 무마할 수 있을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그때...
목소리를 듣고 재빨리 일곱고모와 여덟 이모들은 쳐다보았고 '첫 방문에 늦으면 어떻게 지각을 할 수 있는 거냐'라는 자세를 보이셨다.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내가 급히 일을 무마하려고 사정을 '설명'하려고 할때 귓가에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백기: 죄송합니다. 제가 좀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네요.
거실의 모든 시선이 나타난 훤칠한 청년에게 가서 꽂혔다.
수많은 시선들이 일제히 뒤를 향했다.
백기는 정장을 차려입고 문 앞에 서 있다. 그의 손에는 몇 개의 종이가방이 들려있었다.
백기는 은회색 정장을 입고 당당하게 문 앞에 나타났다. 크고 작은 다양각색의 선물 상자 몇 개가 백기의 손에서 유난히 튀었다.
나는 맥이 풀려 멍하니 백기를 쳐다보았다.
공기가 순간 굳은 것 같았다.
백기와 고모가 소개를 해 달라는 듯 내게 눈짓을 했다.
백기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시선이 내게 집중되자 나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렸다.
유연: 아, 이 분이 제가 말씀드린 백기 선배예요... 선배, 저희 고모예요.
이, 이분이 바로 백기 선배예요.
고모: 아유... 먼 길 오느라 고생이 많았죠? 어서 들어와요. 다들 기다리고 있었어.
아유. 백기군(샤오바이라고 부르지만 입맛대로 고칩니다) 뭐하고 있어요. 어서 들어와요! 우리들 모두 자네를 기다리고 있었다네……
백기가 등장하자 갑자기 거실분위기가 활기차졌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졌다. 큰고모 작은고모, 둘째 이모들 사이에 둘러싸인 가운데 선배는 가까스로 문안으로 들어왔다.
친척들을 소개받고 인사하는 내내 백기는 웃는 얼굴을 풀지 않았다.
백기를 열렬하게 환영하는 친척들을 차례대로 소개했고, 선배의 여유없는 미소에서 나는 예사롭지 않은 긴장감을 느껴졌다.
백기: 뭘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일단 제가 골라서 사왔어요.
저…… 처음 방문하는 거라 뭘 드려야 할지 몰라서요. 아무거나 샀습니다……
고모: 그냥 얼굴 보자고 한 거였는데 뭐 이런 걸 다 사 왔어?
아이고, 밥 먹자고 온 건데 뭘 이런 걸.
고모는 안경을 끼고 선물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큰 고모는 선물을 받고는 얼굴에 있는 안경을 밀어올렸다.
고모: 홍삼이네? 그것도 이렇게 많이?
오메가3, 오스트레일리아 수입 영양품……
고모: 이거 비싼 거 아니야? 티비에서 나오는 걸 본 것 같은데?
이 영양제 비쌀텐데, 매일같이 텔레비전에서 광고하는 걸 봤는데 겸손하기도 하지……
작은 고모와 숙모들도 그 말에 몰려와 함께 의견을 거들었다.
작은 고모: 맞네. 이거 그 브랜드에서도 제일 비싼 거야.
시누이가 다가와서 함께 말을 얹었다.
시누이: 총각은 잘생긴 것만이 아니라 세심하기도 하네……
숙모: 구하기도 힘들어요. 어떤 드라마에 나온 후로는 사고 싶어도 없어서 못 산다던데...
이건 자주 품절되어서 구하기도 힘들어. 나도 지난번에 사려고 했는데 아직도 못샀다니까?
고모와 숙모들이 신나서 선물을 풀어보는 사이에 나는 백기의 곁으로 다가섰다.
친척들이 신나서 토론하고 있는 틈을 타서 나는 선배에게 다가갔다.
유연: (작은 소리)선배... 이렇게 잘 챙겨주셔서 고마워요...
(작은소리) 선배……고마워요.
백기는 짧은 한숨을 쉬고 내게 미소 짓는다.
선배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는 내게 미소를 지었다.
백기: 걱정했는데 좋아하셔서 다행이야.
그래도 시작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야……
유연: 선물 영수증은 저 주세요. 제가 계좌로 보내드릴게요.
선배…… 신경쓰고 있었어요?
그러자 백기는 물끄러미 나를 보았다.
백기는 나를 쳐다보았고 눈에는 내 그림자가 비쳐보였다.
백기: 그럴 필요 없어. 이건 내가 드리고 싶어서 드리는 선물이니까.
당연히 신경쓰고 있었지.
그의 눈빛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내 마음에서 뒤엉켰다.
따뜻한 불빛이 백기의 옆모습을 비추었다. 진지한 그의 모습을 보니 나는 순간 넋을 잃었다.
그때, 고모가 우리를 불렀다.
하지만 곧 큰 고모의 열정적인 부름에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고모: 거기 서서 뭐해? 이리 와서들 앉아, 같이 놀자.
백기군, 계속 서서 뭐해요, 남처럼 굴지말고 이리와서 앉아요 하하~
백기의 자리는 누가 봐도 사람들의 중심이었다.
다음 순간 백기는 거실 중앙에 앉혀져 마치 '심문'을 받는 듯한 모습이 되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게 어색한 듯 백기는 자꾸만 머리를 매만졌다.
백기는 의자에 단정히 앉아 가볍게 기침을 하고 또 무의식적으로 목을 만지작거렸다.
차라리 범인을 잡는 게 그에게는 더 쉬울지도 몰라.
이런 싸움은 큰 일을 많이 겪은 백기에게도 처음일테지.
나는 나대로 백기가 불편할까 좌불안석.
나는 마음속으로 묵묵히 백기를 걱정했다.
고모: 백기군은 올해 나이가?
백기군은 올해 나이가?
작은 고모: 무슨 일을 해? 연봉은?
무슨 일 하는가? 연봉은?
숙모: 집은 자가인가? 아니면 전세? 차는?
집은 있나? 차는?
유연: 그런 질문 말고 그냥 편하게 밥이나 먹으면 안 될까요?
큰 고모, 작은 고모, 숙모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질문을 하면 선배가 어떻게 대답을 해요……
고모와 숙모들이 나를 보고 깔깔 웃었다. 남자 친구 편을 든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었다.
시누이와 숙모는 남몰래 술렁이며 입을 가리고 무엇인가 이야기하더니…… 이따금씩 웃음을 터뜨렸다.
백기: 괜찮습니다. 뭐든 편하게 물어보세요.
크흠, 괜찮습니다.
백기가 안심하라는 듯 내게 씨익 웃어 보이자 나는 점점 더 마음이 무거워졌다.
백기는 나를 보고 눈을 깜빡거리자 오히려 내가 쑥스러웠다……
백기: 나이는 24세, 경찰입니다.
저는 24세로, 경찰입니다.
백기: 연봉은... 정확한 액수는 기억이 안 나지만 생활하기에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연봉은…… 자세히 계산해 본 적은 없지만 다 써본 적은 없습니다.
고모: 경찰 좋지- 일은 좀 험할지 모르지만 공무원이라 잘릴 위험도 없구.
아이고, 경찰이라는 직업이 좋긴 좋지. 공무원이고, 일도 안정적이고……
작은 고모: 그거 아니라도 사람 자체가 딱 안정감이 있잖아. 안 그래?
총각은 딱 봐도 안정감이 있어보이고, 괜찮네……
숙모: 그러니까. 훈련을 해서 그런지 근육도 딱... 아이고, 이게 아니지. 차는? 집은 있고?
그러게. 백기군 몸매를 봐봐. 훈련해서 그런게 틀림없어. 아이고…… 주제에서 벗어났네. 이어서 말해보게……차나 집은?
백기: 집은 오피스텔에 살고 차는 오토바이가 한 대 있습니다.
시내에 아파트도 있고, 차량도 있습니다.
숙모: 오토바이?
아, 큰 지프차인가?
백기: 네.
오토바이입니다.
숙모: 그거 위험하지 않나?
아? 아……그건 바퀴가 두개지 않나……
백기: 그마저도 평소에는 쓸 일이 많지 않아서요. 괜찮습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쓸 기회도 많지 않아서요.
숙모: 아- 출근도 걸어서 하나 봐?
그러면 걸어서 출근한다는 거네?
고모와 숙모가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큰 고모와 숙모가 서로 눈빛을 주고 받았다.
고모: 젊을 때 많이 걸어 다녀야지. 환경도 지키고 건강도 챙기고.
젊은이니까 많이 걸어야지. 에너지 절약도 하고 환경도 보호하고 몸도 단련하고 하하.
백기는 고분고분하게 어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백기는 입을 오므리고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
유연: 밥 다 됐다고 부르시네요? 이제 이야기는 그만두고 밥 먹어요, 밥!
저기, 큰 아버지께서 이미 준비가 다 되신 것 같다고 하시는데, 우리 저녁 먹을 준비해요.
먼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나. 그러나 작은 고모의 억센 팔이 나를 끌어 앉혔다.
화제를 딴데로 돌리고 싶었지만 뜻밖에도 시누이에게 끌려와 함께 앉았다.
작은 고모: 요 무심한 계집애는... 아마 우리가 이렇게 캐묻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절대로 얘기 안 했을거라우.
이 어린 애도 참 우리들이 묻지 않았으면 연애한다는 큰 일도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을 거면서.
작은 고모: 동생 부부 가고 나서 애만 혼자 남아... 우리는 늘 얘 잘 사는지가 걱정이거든.
혹시라도 나쁜 사람 만나면 어떡해……
작은 고모: 다행히 백기군은 좋은 사람 같으니 우리가 안심이 되네.
백기 군, 오해하지 말게. 백기 군을 말하는게 아니니까…
백기는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백기는 고개를 끄덕이고 살짝 웃었다.
백기: 안심이 되신다니 다행이네요.
알고 있습니다.
숙모: 연애는 신중해야 해. 여자는 좋은 남자를 만나야 하고. 그래서 말이야 백기군, 혹시 부모님은...?
아가. 연애는 반드시 신중해야 해. 참 백기 군. 방금 어디까지 이야기 했지?
은근슬쩍 다시 '심문'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심문'이 다시 시작되었다……
나는 울상이 되어 백기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백기는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부드럽게 어른들을 대하고 있었다.
나는 미안해서 백기를 쳐다보니 백기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고 서늘한 눈빛은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어느새 그의 한 손이 나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그는 부드럽게 나를 바라보았고, 따뜻하고 큰 손이 내 손으로 다가왔다.
괜찮다고, 아무 일도 아니라고 말하는 듯한 그 손 덕분에 나는 비로소 냉정을 되찾았다.
이 신기한 손은, 아무일도 아니라며 괜찮다고 말하는 손에 다시 한 번 따뜻함과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백기가 아래로 내 손을 잡는 것을 본 것일까. 고모의 얼굴에 음흉한 웃음이 떠올랐다.
백기가 내 손을 잡는 것을 보자, 고모와 숙모들은 흥분해서 서로 눈짓을 하며 속삭였다.
이러다가는 선배가 더 집중 폭격을 받겠어 나는 화들짝 놀라 백기의 손을 놓았다.
나는 부끄러워서 손을 빼려고 했지만
백기는 의외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담담한 얼굴이었다.
나를 잡고 있는 손은 더욱 꽉 조여오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3장
저녁이 되자 여기저기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티비에서는 설특집 예능을 하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밖에서는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텔레비전에서는 설특집 재방송 화면이 나오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식탁에 앉아 수저를 들었다.
나는 백기 옆에 앉았고, 모두가 식탁 앞에 둘러앉았다.
큰 아버지: 백기... 이름 좋구만. 이렇게 본 걸로도 인연이니 내 술 한 잔 받게나.
백기…… 좋은 이름이네. 설날 당일에 함께 식사를 하게 된 것도 인연이니. 자. 내 술 한잔 받게나.
백기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모부가 따라주는 술을 받았다.
백기는 얼어나서 술잔을 들었다.
백기: 네, 한 잔 더 주십시오.
첫 방문에 지각하는 실례를 범했으니 제가 벌주로 세 잔을 받겠습니다.
돌아가면서 백기에게 술을 권하는 탓에 백기는 연거푸 세 잔의 술을 원샷했다.
선배는 술잔을 들어올리고 단숨에 원샷을 한 뒤 곧이어 두번째 잔을 마셨고, 두번째 잔에서 오는 매서운 뒷심에 눈살을 찌푸렸다.
나에게는 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무력한 시간.
내가 손을 들어 마지막 잔을 막으려고 하자 백기는 미소를 지으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한번 원샷했다.
큰 아버지: 좋아! 나도 어디 원샷!
좋아, 좋아. 나도 원샷하지.
큰 아버지: 유연이한테 듣자니,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고?
유연이에게 듣자니,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백기: 네,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네, 제가 선배입니다.
큰 아버지: 선후배 사이 좋지... 나도 네 고모랑 학교에서 만나 서로 좋아하고 그랬어. 한 잔 더 하겠나?
선배 좋지. 선배가 후배를 쫓는 거지. 나도 네 큰고모와 학교에서 만나 연애를 했지. 자 한 잔 더 하지!
유연: 고모부! 이제 그만...
아, 아뇨,, 큰아버지. 저희는 학교가 아니라……
고모: 너도 고등학교 때부터 백기군이랑 만난 거야?
아가, 너 우리 몰래 연애하고 그런 거야?
*중궈내에선 학생 때 하는 연애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간혹 있음.
유연: 아니 저랑 백기 선배는... 그게 아니라...
아……그게 아니라, 잘못 이해하셨어요. 저랑 선배는……
나는 너무 당황해서 머릿속이 새햐얘졌다. 미리 떠올렸던 멘트도 생각나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지니 머리가 새하얘져서 미리 지어놓았던 이야기는 한마디도 생각나지 않았다.
이상하게 보이지 않으려면 빨리 대답을 해야 하는데...!
나는 긴장해서 옷자락을 만지작거렸다.
백기: 고등학교 때는 그냥 선후배 사이였구요.
크흠, 고등학교가 아니에요.
백기: 만나는 건 작년 가을부터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작년 가을부터 만나기 시작했어요.
백기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내가 고개를 돌려 백기를 바라보자, 마침 그도 나를 보았다.
백기: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지만... 이 친구는 아마 눈치 못 챘을 거예요.
고등학교 때부터 유연이를 좋아했지만, 유연이는 잘 몰랐어요.
백기: 그러다 작년에 일을 하다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만나니까... 여전히 좋더라고요.
그러다 일을 하다가 다시 만나게 됐는데 제가 유연이에게 먼저 다가갔어요. (원문 뜻이 좋아하다, 구애하다, 대시하다)
모두가 백기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백기의 간결하면서도 확실한 대답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건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선배를 보다가 결국 한순간에 넋을 잃고 말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다고? 만나니까 여전히 좋았다고?
선배가 방금 말한 좋아한다는 말이 정말일까? 아니면 그냥 임시 남자친구로서의 대사일까?
빨라지는 심장박동에 정신을 차리곤 그 말을 되뇌었다... 다음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이 나의 정신을 깨웠다. 나는 그 대답이 궁금해서…… 뒤의 대답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친척들은 다시금 저녁만찬을 울리고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모두의 신경은 다시 풍성한 저녁만찬으로 돌아왔다.
고모: 이 차돌박이 찜은 고모부의 특별 메뉴아! 자주 오기도 힘드니까 온 김에 많이 먹어!
자네들 식사 많이 하게! 아가 큰 고모께서 이 생선조림을 아주 잘해. 평소에는 일이 바빠서 집에 자주 못오니 많이 먹으렴!
유연: 잘 먹겠습니다.
네!
찜을 덜려고 팔을 뻗으려는데, 백기가 이미 내 접시에 고기를 덜어주었다.
일어서려는데 선배가 나를 위해 생선을 접시에 담았다.
그는 살짝 술기운이 돌았는지 목 주위가 조금 붉어져 있었고, 그 모습이 조금 귀여워 보였다.
살짝 취했는지 귀부터 목까지 붉은 빛이 도는 그가 귀엽게만 보였다.
평소에 야채를 잘 먹지 않는 그의 식습관을 알았기에, 나는 일부러 야채를 그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
평소에는 야채를 잘 먹지 않는 선배의 식습관을 떠올리며 야채 한 그릇을 집어 앞에 놓았다.
유연: 새해에는 배달음식 조금만 먹고, 야채 많이 먹기예요!
신년에는 배달음식 조금만 먹고 야채 많이 먹기예요!
백기가 나를 보고 빙긋 미소 지었다.
백기의 입가는 살짝 치켜 올라갔고 눈은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고모: 평소에 해 먹는 걸로 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 백기군, 입에 맞아?
백기 군, 우리 집은 설날에는 비교적 간단하게 해먹는 편이라 집에서 늘 먹는 요리로 했는데 입에는 맞나?
백기: 네, 정말 맛있어요.
네, 정말 맛있습니다.
숙모: 보통 설은 고향에 내려가서 보냈겠구먼.
입에 맞으면 많이 들게, 백기 군. 백기 군네 집은 평소에 어떻게 설을 보내나? 집에서 하나 아니면 밖에서 보내나?
백기: 글쎼요- 평소에도 고향은 잘 내려가지 않아서요.
……잘 모르겠습니다. 집에서 명절을 보내지 않아서요.
숙모: 그래도 부모님 얼굴은 한 번 뵈러 가야지. 내가 음식들 좀 싸줄 테니 가져가, 응?
젊은이, 아무리 바빠도 집에는 가야지. 내가 특제 장조림 싸서 부모님께 보내줄테니.
백기: 정말 괜찮습니다.
신경쓰지 마세요.
백기: 저는 아주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거든요.
저…… 는 오랫동안 집에 가지 않았거든요.
한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나와 백기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나와 백기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모: 무슨 이유로?
응? 오랫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니……?
백기: 대학에 진학하려고 상경하고 나서는 설날에도 매년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설날이 제게 특별한 느낌은 아닙니다.
대학에 들어간 후에는 돌아갈 일이 거의 없었어요. 일을 한 후에는 거의 새해마다 일을 하면서 보냈고요. 제게 있어 설날은 평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백기: 지난 추석 때는 아는 형님이 불러서 고향에 다녀오기는 했지만요.
그런데 한 해만은 예외였어요. 한 친구가 꼭 저와 밥을 먹어야만 했거든요. 섣달 그믐날 밤에 밖에서 밤새 훠궈를 먹었습니다.
본인에게는 익숙한 일인 듯했지만 어른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다.
백기는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던 모든 것을 말했지만 밥상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숙모: 부모님이 걱정하시지는 않아?
집에 가지 않으면 가족들이 걱정하시지는 않나?
백기: ... 걱정은 안 하세요.
……걱정은 하지 않으세요.
고모: 가족들과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닌가 보구만.
백기 군은 가족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가 보구만, 그렇지?
백기: ...
아무 말도 없는 백기의 눈빛에 희미한 그리움이 스쳤다.
백기는 말을 하지 않았다. 백기의 눈빛에는 거리가 먼 사람들을 멀리하는 듯한 눈빛이 스쳐지나갔다.
저녁 식탁에 정적이 감돌았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어 조용한 공기에는 말할 수 없는 어색함과 미묘함으로 가득 찼다. 1초가 마치 1년처럼 길었다……
먼저 화제를 돌린 것은 고모였다.
내가 화제를 돌릴려고 하자 고모가 먼저 말을 막았다.
고모: 떡국 좀 더 먹을 사람? 유연아, 날 좀 도와주렴.
크흠, 저는 좀 쉬고 올게요.. 유연아, 너는 나랑 같이 가자.
주방에 들어서자 고모가 진지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큰 고모를 따라 부엌으로 오니, 고모는 그릇과 수저를 내려놓고 핀잔을 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고모: 백기군의 상황, 넌 알고 있었니?
너는 백기 군의 집안 사정을 알고 있었니?
유연: 아뇨, 처음 들었어요.
저는……
고모: 그런 것도 알아두지 않고 사귀는 거니? 나중에 돌변하면 어쩌려고!
너……바보구나, 아무것도 모르고 같이 있으면 나중에 손해 볼거야!
유연: 돌변이요? 고모... 뭔가 오해하고 계신 것 같아요.
고모, 오해하셨어요……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나는 고모 앞에서 백기 선배를 두둔하고 있었다.
고모: 남자가 나중에 어떻게 변할지를 보려면 가족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라고 했어.
이 바보 아가씨야, 남자들은 처음엔 언제나 너에게 잘해줄거야. 시간이 오래 지나면……
유연: 선배는 정직하고 용감한 사람이에요. 제가 위험할 때도 와서 저를...
선배는 정말 정직하고 순수한 사람이에요. 저를 여러 번 도와주기도 했고요. 위험한 때에서도……
유연: 아... 아니에요... 음식 제가 가져다 나를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 아니에요…… 국물 다 담았어요. 제가 먼저 내놓을게요. 고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고모: 위험할 때라고? 너 무슨 일 있었니?
잠깐만, 너 방금 위험한 고비라고 했지? 무슨 소리야? 네가 왜 위험에 처해?
나는 대접을 들고 황급히 부엌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백기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국을 들고 주방에서 다시 식탁으로 들어가면서 백기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백기는 뒷마당에서 혼자 고개를 떨구고 앉아있었다.
창고에 들어서자 백기가 홀로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넥타이는 가슴 앞에 어지럽게 늘어져 있었다.
그는 나를 보고 애써 웃어 보였다.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본 백기는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고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유연; 왜 여기 있어요?
선배, 괜찮으세요?
백기: 술이 떨어져서 가지러 왔어.
술을 다 마셔서 가지러 왔어.
유연: 괜찮아요?
제가 말한 건 이게 아니라, 선배를 말한 거예요……
백기: 걱정 마, 괜찮아.
걱정 마. 괜찮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백기의 눈빛은 살짝 지친 기색으로 역력했다.
항상 강하고 굳건했던 사람. 그런 사람이 이렇게 애를 쓰고 있다니...
나는 지금까지 이런 선배를 본 적이 없었다. 기억 속의 선배는 언제까지나 영원히 강하고 굳세서 그에게도 지칠 때가 있다는 것을 잊게 했다.
순간 나는 내가 괜한 일을 벌여 백기를 괴롭혔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문없음)
이런 그를 보니 마음이 조금 아팠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기쁘기도 했다.
이런 그를 보니 갑자기 마음이 아파왔지만 동시에 조금 기뻤다.
눈 앞의 그는 언제나 강인했던 겉모습이 아닌, 진실하고 부드러운 상태로 보였다.
눈앞에 있는 그는 선배를 보호하던 강력한 껍데기를 벗어던진, 진실하고 부드러운 사람으로 보였다.
유연: 선배, 그동안 선배가 나를 지탱해 줬잖아요. 할 수 있다면, 나도 선배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싶어요…
유연: 선배, 그동안 선배가 절 지탱해줬으니 할 수만 있다면…… 저, 저도 선배에게 의지가 되고 싶어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는 백기는 복잡한 눈빛이었다.
선배는 풀리지 않는 감정이 담긴 눈빛을 하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대답 대신 내 손등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그는 내 손을 잡고 고개를 살짝 숙이고 나의 차가운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이 꽤 오랫동안 머물렀다.
부드럽고 뜨거운 입술이 꽤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다시 그 힘든 자리로 돌아가려 하는 건가?
이렇게 진지하고 소중히 여기는 모습은 내가 본 적 없는 부드러움이었다.
4장
혼란스러운 감정을 정리하곤 백기의 뒤를 따랐다.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 나와 백기는 식탁 앞으로 돌아왔다.
다들 함께 모여있기는 했지만 아까와 분위기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다들 자리에 앉았지만 처음같은 떠뜰썩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 어색한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고모부가 잔을 높이 치켜들었다.
큰고모부는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 다시 술잔을 들었다.
백기는 다시 채워진 잔의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백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큰고모부가 건넨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고모의 잔을 채워주었다.
그리고 다시 한 잔을 정성껏 따랐다.
백기: 방금 전에는 저 때문에 걱정 끼쳐드려 죄송했습니다.
방금 전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잔을 받는 고모는 그가 솔직하게 나오자 겸연쩍은 듯 인상을 푸셨다.
말이 끝나자 또 한번에 다 마셨다.
유연: 선배, 이제 그만 드세요. 취하겠어요.
선배, 조금만 드세요. 취하겠어요.
백기: 걱정 마. 아직은 괜찮아.
걱정 마, 난 지금 제정신이야.
백기: 기분 좋은 자리잖아.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백기: 이렇게 많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전... 무척 오랜만이거든요.
솔직히 오랜만에 가족끼리 모여 있는 분위기를 느껴봤습니다.
백기: 엄격한 아버지에, 좀처럼 얼굴을 볼 수가 없는 남동생...... 언젠가부터 혼자인 게 당연해졌어요.
엄격한 아버지, 잘 만나지도 못하는 남동생…… 언제부터 제가 혼자인 거에 익숙해졌는지 모르겠네요.
백기: 혼자 먹고, 혼자 자고, 모든 게 혼자였죠..... 이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혼자 먹고, 혼자 자고, 모든 게 혼자였죠..... 제가 유연이를 만날 때까지요.
백기: 그러다 이 친구를 만났습니다. 제 가장 어두웠던 시간에 곁을 지켜준 사람입니다.
유연이를 만난 날은 바람 속에 은행잎이 천천히 떨어지는, 늦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날이었어요.
또 저에게는 정말 암담한 순간이었고요.
백기: 제가 높은 곳에서 떨어질 뻔했을 때 저를 잡아줬거든요.
유연이는 제가 떨어질 때 저를 꼭 잡아준 사람이에요……
백기: 더 강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끊임없이 격려해 주었어요.
유연이는 제가 더 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해줬어요. 제가 더욱 부드럽게 살 수 있다고 말해준 것도요……
백기: 만나기 전에는 외로움이 뭔지 잘 몰랐는데...
유연이를 만나기 전에는 외롭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백기: 어느새 가족과 함께하는 이런 자리도 익숙해지고 있네요. 앞으로도 함께 있고 싶습니다. 더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주겠습니다.
두 사람의 별하늘 , 두 사람의 저녁 식사, 두 사람의 새해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어요……
앞으로의 삶에서 저는 온 힘을 다해 그녀와 함께하고, 보살펴주고, 사랑하며 아껴주고 싶어요.
백기: 가족들에게도 잘 하고 싶구요.
저에게 결여된 모든 것들 그 이상으로 그녀에게 채워주고 싶어요. *의역
(자신이 잃어버린, 또는 부족한 모든 것들을 채워준 유연이에게 자신은 그 이상의 것들으로 채워주고 싶다고 해석함)
백기: 술 때문인지 횡설수설이네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을 많이 해서……
그 말에 내 심장이 멈추는 듯 했다. 백기도 나도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내 심장은 멈추는 듯 했다. 나는 조용히 백기를 바라보았고, 그도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작은 고모가 손수건으로 눈물인지 콧물인지 모를 것을 훔친다.
서로 마주 보는 가운데 일생이 이미 지나간 것 같았다.
숙모는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옆에 있는 막내 고모의 눈에서는 눈물이 반짝였고, 작은 숙모도 감동한 듯 보였다.
작은 고모: 이 사람, 난 찬성일세.
어휴, 설에 아이돌 드라마 한 편을 봤는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네……
숙모: 아직 많이 못 먹었지? 백기군 어서 더 먹어!
음식이 식었으니 우리 빨리 먹으세. 자자 들게. 백기 군. 빨리 앉게.
두 분이 떠들썩하게 백기를 챙겨주던 그때, 큰 고모가 어험- 근엄한 기침소리를 냈다.
큰 고모가 갑자기 가볍게 잔기침을 하자 작은 고모와 숙모는 잇달아 입을 가리고 큰 고모를 쳐다보았다. 내 마음도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고모: 거창한 말들은 됐고, 술이나 한 잔 받게.
정말 진실되게 말하자면, 난 자네의 행동에 달려있네……
큰 아버지: (술을 따라준다)
아이고, 설인데, 왜 이렇게 슬픈거야. 자자 잔 들어보게.
큰 고모는 술을 시원하게 들이키고는 백기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큰 고모는 내게 정성껏 한 잔을 권하고 나서 내 손을 백기의 손에 얹었다.
고모: 이 애를 잘 부탁해요. 슬프지 않게, 행복하게 알았지?
우리는 나이가 많아서 영원히 이 애와 함께 할 수 없어요. 자네가 이 애와 함께하면서 이 아이를 보살펴주고 사랑하고 아껴주기를 바래요.
백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백기는 내 손을 꽉 잡았다.
백기: 그러겠습니다.
그러겠습니다.
저녁 식사 후 고모와 고모부는 백기의 손에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을 들려 보냈다.
저녁 식사 후 큰 고모와 큰 아버지는 백기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한 무더기로 준비하셨고, 우리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배달음식은 적게 먹으라고 거듭 당부하셨다.
돌아가는 길, 우리는 따뜻한 차를 사서 손을 녹였다.
백기는 길거리에서 뜨거운 홍차 한 잔을 사주었고, 손의 온도는 겨울 추위를 몰아내었다.
새해를 축하하며 쏘는 폭죽이 하늘을 메우고 있었다.
나와 백기는 나란히 길을 걸어갔고, 밝은 가로등은 우리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멀리서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오는 듯했다.
멀리서 찬란한 불꽃이 밤의 장막 속에서 피어나자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행복한 환호성을 터뜨렸다.
나는 뭔가 생각이 나서 입을 열었다.
나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 났다.
유연: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선배!
선배,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오늘은 지금까지 선배와 단둘이서 이야기할 기회를 찾지 못했네요……
백기가 나를 돌아보고 싱긋 웃었다.
백기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백기: 그래.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바보, 새해 복 많이 받아.
유연: 오늘 정말 고맙고 죄송했어요... 이상한 일로 고생시켜서 미안해요.
선배, 오늘 고마웠어요. 새해 첫날에 이렇게 큰 폐를 끼칠 줄은 몰랐어요.
백기: 미안하다는 소리는 이제 그만해도 돼. 난 싫지 않았으니까.
고맙다는 말은 필요없고 사과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잖아.
유연: 사실 아까 휴대폰이 꺼져 있길래 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사실 휴대 전화가 꺼져 있길래 못오는 줄 알았어요.
백기: ...예준이 녀석이 나한테 뭐 전수해준다고 쓸데없는 짓을 하는 바람에 늦었어.
한예준 그 녀석이 밤새 뭘 가르쳐 주느라고…… 데릴사위 공략 때문에 일이 지체됐어.
백기: 내가 안 왔으면 어쩌려고 했어?
정말 궁금한데 만약 내가 오늘 오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어?
유연: ...그런데 솔직히 선배는 꼭 올 것 같더라고요.
음…… 이 문제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선배가 꼭 올 것 같았거든요.
백기: (미소)나도 이런 날을 기다렸어.
난 이 날을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어……
유연: 네?
네?
백기: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유연: 예준이랑 무슨 얘기를 했는데요?
참, 방금 전에 한예준이 어떤 공략을 가르쳐줬다고 했죠?
백기: 어떤 선물을 사야 할지... 어떤 말을 해야 어른들이 좋아하실지 뭐 그런?
어떤 선물을 드려야 할지, 어떤 말을 해서 어르신들을 즐겁게 하는지.
나는 그제서야 나를 뒤흔들던 그의 말들이 거짓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갑자기 걸음을 늦추었다. 마음 속에 복잡한 감정이 번졌다.
유연: 역시 각본이 있었군요?
다 대사였구나……
어쩐지 조금 실망스러운 마음.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공허함이 한순간 밀려와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캄캄해졌다.
그런 내 안색을 읽은 걸까? 백기가 우뚝 걸음을 멈추고 나를 마주 보았다.
백기는 살짝 웃고 걸음을 멈췄다.

흔들림 없이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
그는 두 손을 들어 내 머리끝을 가로질러 가볍게 내 목을 감쌌다.
그가 두 팔로 나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손끝의 뜨거운 온도가 가벼운 마찰 사이에서 서서히 온도가 올라갔다.
아마 내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을 것이다.
나의 귀가 갑자기 뜨거워졌다.
백기: 전부 거짓말은 아니야.
신경쓰여?
그의 이마가 조용히 다가와 내 이마에 닿았다.
백기의 눈빛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교차되는 시선 밖에서 나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지런한 숨결이 느껴졌다.
조금 더 무겁게 미소를 짓더니 백기는 이마를 내 머리 위에 살짝 가져다 댔다.
깨끗하고 진실한 목소리로 그가 내게 말했다.
고른 숨소리가 이마를 지나면서 피부에 닿아 피부가 뜨끈뜨끈하고 간질간질했다.
백기: '앞으로도 그녀와 함께 있고 싶습니다. 더 많이 사랑해주고 싶어요.'
앞으로의 삶에서 온 힘을 다해 너와 함께하며, 너를 보살피고, 너를 사랑하며 아껴주고 싶어.
백기: 이 말은 진짜였어.
이 말은 모두 진짜였어.
백기: 내가 줄곧 너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었어-
모두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고, 너에게만 하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