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들린 인사소리가, 나의 생각을 방해했다. 내가 고개를 돌리자-, 한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먼저 나를 관찰하는 듯 흝어보더니, *포권을 취했다.
* 이하 아래에서는 예를 취하다로 번역.
"고진 장군, 고생했어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연저우 군은 기강이 엄하고, 최고로 훌륭하다죠. 북에서 가장 날카롭고 예리한 기병이구요. 오늘 보니, 거짓말이 아닌걸 깨달았어요."
고진: "어사 어르신께서 과찬이 심하십니다. 연저우군의 '소문난 악명'은 모두 태자 저하의 덕분 입니다."
형식적인 인사치례를 하던 중- 멀리서 말 발굽 소리가 가쁘게 들려왔다. 고진은 소리가 나는 뒤 측을 힐긋 쳐다 보다가- 눈가에 장난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고진: " 참나, 누가 말을 해줬나본데? 태자 저하께서 지형을 살피고 돌아왔습니다. "
뒤를 돌아보는 순간, 나의 심장 박동이 조금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막사의 앞에서 질주하는 한 무리의 말의 묵직한 말발굽 소리에 땅이 흔들렸다.
우두머리는 현갑을 입고 있었고, 그의 눈빛은 태양 아래에서 엄숙하고 근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 모습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얼굴과 일치 했고, 나는 참지 못한채 그에게 한 걸음 나아갔다.
"전...."
그는 나를 못 본 것처럼, 흙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갔다. 나는 그가 부추긴 흙먼지 속에서 웅크린채 기침을 멈출수 없었다.
고진 "이렇게 화가 날 줄이야 "
나는 마음 속에서 약간의 상실감이 휘몰아쳐, 주먹을 꽉 쥐었다. 나와 홍문관에서 함께 공부를 하며, 술을 마시곤 했던 소년의 모습은 세월이 지나며 점차 멀어졌다. 3년 간 변방에서 불어오던 모래바람이 그 모습마저 집어 삼킨 것만 같았다.
가쁜 말발굽 소리가- 내 주변을 한바퀴 돌더니 멈추어섰고, 마침내 내 뒤에 멈추어섰다. 그 소리에,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려 노력했고 깊게 숨을 들이쉬곤 뒤로 돌아섰다. 태양은 눈이 부실정도로 형갑을 눈부시게 비추었다. 그는 잠시 나를 보았다. 그의 차갑지만, 근엄한 눈이 크게 뜨였다. 그 순간, 그는 손을 한번 올려 말 채찍으로 나의 모피를 낚아 채었다. 말 채찍의 거친 감촉에 나는 고개를 들었고, 태연하게 그의 호박색 눈동자를 응시했다.
"수도에서 보낸 사람이... 너야?"
그의 눈동자 속의 갈망은 점차 사그라들었고 묘하게 놀라운 표정으로 가득찼다.
-그는 나를 잊지 않았다.
나는 참을 수 없어 입을 삐죽거렸다. 그리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무엇 때문에 왔는지 떠올렸고, 입가에 드리우던 웃음이 순식간에 쓴 웃음이 되었다. 나는 눈을 내리깐 채 황명을 움켜 쥐었다.
"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신내 4품 감찰어사 유연입니다. 저는 폐하의 명을 받고, 연저우 막사에 왔습니다."
백기는 나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잠시 후 말에서 재빨리 몸을 돌려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그를 본 나머지 장수들도 일제히 예를 취하더니 무릎을 꿇었다. 나는 손에 든 두루마기를 펴서 큰 소리로 낭독했다.
"적들은 아직도 자리를 잡은채, 국경을 몇년 째 우리의 국경을 어지럽히고 있다. 전쟁이 끝난지 1년이 흘렀음에도. 재앙과 혼란이 끊이지 않으니 근심만 깊어지는구나. 태자 백기는 반년 이내에 반드시 적군을 파멸 시켜라. 황실어사 유연은 적군이 항복할때까지, 군을 감찰하라.
이상 "
나는 황명을 읽은 후, 고개를 들었다. 근처의 장수들은 분한 기색이 얼굴에 역력했지만, 그백기는 오직 혼자서 차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단벌은 수호하기 쉬우나, 공격하기가 어려우니 - 이것은 백기를 압박하는 취지임이 분명했다.
수도에 있었을 때의 그는, 굴하지 않는 장군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가 이 황명의 취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난 알 수 없었다. 나의 마음이 어떠하든, 백기의 반응은 좀처럼 종잡을 수 없었다.황명을 전하는 신하로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었기 때문에, 나는 두루마리를 단단히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황명을 받들겠습니다."
그의 눈빛은 창백하게 질린 나의 손끝을 응시하는 것만 같았다. 단도진입적으로 그는 몸소 내 손에서 황명을 빼앗아, 그의 뒤에 있던 고진에게 던졌다. (이래도 됨?)
"고진, 받아"
팽팽한 긴장감을 내려놓고, 고진이 황명을 품에 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이미 오래전에 얼어붙은 코를 훌쩍였다. 문득 무언가가 머리 위로 힘있게 문질러졌다. 바람이 불면서 뒤틀렸던 모자가 다시 밀리는 느낌을 받았다. 차갑지만, 조금 까칠까칠한 손가락은 부드러운 모피 속에 숨어 살며시 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순간- 순식간에 내 얼굴에 열감이 올랐다.
"모자가 비뚤어졌어"
숨을 들이 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나는 그 소리에 그를 바라보려했지만, 시종일관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에 머리가 굳어버렸다.
"신경쓰지마, 밖은 추우니까, 들어와서 이야기 해."
"네가 말하는 걸 그만 둔 걸 보면- 황명 안에 다른 말이 있겠네-"
백기는 나를 중장으로 데려가, 두꺼운 커튼을 내리고 숯을 하나 더 넣었다. 나는 그의 예리한 통찰력 앞에서 마음속으로 말을 신중하게 정리했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반년안에 적군을 돌파하지 못하면, 태자 저하의 직위를 빼앗아 오랑캐 중 현자에게 따로 그 자리를 주겠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백기에게 너무 가혹한 말을 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안색하지 않았다.
"내키는 대로 해, 이 것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지."
그는 고개를 들어, 나를 천천히 훑어보았는데, 그의 눈가에는 따스한 기운이 서려있었다.
"유연아... 헤어진 후 삼년간, 수도에서의 생활은 어땠어?"
모래바람에 상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나의 마음 한켠이 쓰라려 겨우 웃음을 보였다.
"괜찮았어요... 만약, 전하께서 반년 이내에 성공적으로 적을 격파한다면, 저도 직책을 다하기 때문에- 수도로 돌아갈 수 있어요. 하지만, 그때에는 승상의 아들과 혼인을 맺게 되겠죠."
2장
그의 허리에 찬 패검이 , 갑자기 갑옷에 부딪히며 "붕" 하고 섬뜩한 소리를 내었다. 백기는 문득 고개를 들어, 나의 눈동자를 응시하고- 믿을수 없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나의 평온한 얼굴을 보았을 때, 남자의 얼굴에 일었던 파란은 모두 정적으로 돌아갔다.
"내가 수도에 있지 않은 몇년동안, 너는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되고, 또 새로운 신분을 갖게 되었네"
그의 뜨거운 시선이 나의 면류관에 닿았다.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할 수 없어, 억지로 인사치레의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의 애석한 웃음을 듣고, 백기의 눈매에서 어떠한 감정이 스쳐지나갔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 그 감정은 이미 많이 가라앉은 후였다.
"삼년간, 연저우는 수 많은 영토를 수복했지만, 옥문은 단 한차례도 흔들리지 않았어."
그는 나의 가슴을 졸이게 하는 화제를 지나쳐, 현재의 전쟁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몇일 동안, 나와 장수들은 적군의 분포를 탐사했어. 이 전쟁을 끝 맺어야겠어"
나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 백기가 이미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희미하게 알아차리고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십일 후, 나는 모든 행군을 배치할거야. 그리고 나는 사람을 시켜, 너를 데리고 갈거야."
"모든것은 전하의 의사에 따르겠습니다."
나는 반걸음 물러서서, 그에게 격식을 차려 인사하며 서로 거리를 두었다. 백기는 숨을 멈추고- , 놀란 기색을 보였다. 잠시후 나는 그는 '말'을 강조하며 말했다.
"사양하겠습니다. '어사 *어르신 ' "
의역: 어사 대인인데 알게뭐임 어르신이 좀더 꼴려서 이렇게 진행함.
나는 병사를 따라, 군에서 나를 위해 따로 준비한 천막에 도달했다. 천막을 거두자, 천막안의 모든 공간은 신경을 써 잘 꾸며져 있었다. 나는 책상 위에 놓인 *화선지를 손 끝으로 더듬으며, 약간 어리둥절 해졌다. 예전 홍문관에 있었을 때 부터, 나는 이런 종이를 애용하곤 했었다.
*화선지 (의역) : 쑤완에서 나오는 고급 화선지 라고 보시면 됨 ㅇㅇ 지역 특산품 광고처럼 써놔서; 해당 부분 의역함
"연저우에 이런 고급 화선지가 나오나요?"
병사 : "연저우는 고급 화선지를 생산하지 않습니다. 모두 태자 전하께서 즐겨 사용하시는 걸로, 전하께서 어사님께서도 같은 것을 준비해달라고 지시하셨습니다."
병사가 자리를 뜨자, 나는 이제껏 힘겹게 참아왔던 나의 냉점함을 내다 던지고, 의자에 털썩 하고 주저앉았다. 나는 탁자 위에 놓인 화선지를 내 얼굴이 닿을 듯 살며시 문질렀다. 밤 바람이 문득 천막 안으로 들어왔을 때, 탁자 위에 놓인 화선지가 세차게 내 손등을 스쳐 지나갔다. 짧고 날카로운 붉은 자국이 손등에 남아 있었다. 그것은 완전히 다른 선을 그리며 내 마음 속에도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주먹을 꽉 쥐자 손톱이 살 속으로 깊숙이 파고 들었다. '중매 결혼'이 나의 인생의 모든 희망을 소멸 시켰다는 사실과, 그리고 백기와의 인연은 우리가 '오랜 친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이 경계를 넘을 수 없어.'
나는 이것을 마음속으로 계속 반복하고, 반복했다.
그가 무사히 즉위하는 것을 지켜볼 수 만 있다면-, 그게 우리들의 우정을 마무리 짓는 가장 좋은 방법일거야.
*시점 전환
연저우에 온지 열흘이 지났다. 지난 10일 동안, 백기는 내가 연저우 군의 막사를 어떠한 방해도 없이 드나들도록 내버려 두었다. 장병들은 나를 볼 때마다 분개한 표정을 지었고, 내가 황제에게 바치는 말들은 모두 신랄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어떠한 변명조차 하지않고, 언제나 사방을 돌아다녔는데-. 매번 '백기'를 만날 때마다 의외의 일이 일어났다.
"당신의 뛰어난 재능으로 나를 위해 전술을 써줄 수 있을까?"
"전하께서 부탁하신 부분에 대해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사게서는, 최근 몇일간 연저우의 진영을 살펴 보셨습니다. 개선할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신은, 아침 식사의 빵은 좀 더 부드럽게 구울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먹는데 낭비 되는 시간이 좀더 줄어 들겁니다."
"...어사님, 오늘 공개 무술 대회가 있습니다. 어사님게서 할 일이 없으시다면 점수를 기록해 주시지요"
"소신은.... 영내에 점수를 기록하는 군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사께서는, 황명을 받들어 연저우군을 감찰하신 이상, 영내의 모든일을 몸소 체험해 보아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황명을 거역하는 것 입니다."
"... 전하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백기는 나를 찾을때 마다, 옛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대신 그는 공식적인 업무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는데, 이는 내가 그를 거부할 수 없게 만들었다.
나는 단상에 서서, 그가 짙은 색의 옷을 입은채 다른 병사와 몸싸움을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내 감정은 바다처럼 격렬했다. 백기와 접촉한지 최근 몇일간, 여느 때처럼 '전보'를 통해서만 소식을 알수 있었던 그가 아닌, 생생한 사령탑으로서의 백기가 눈에 띄었다. 백기는, 당시 홍문관에서 했던 것 처럼, 심지어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잘 해내고 있었다. 그는 매일 병사들보다 일찍 일어나, 하루도 빠짐없이 그들을 다루었다. 나는 매일 밤, 황제에게 전할 서신을 적은 후 산책을 할 때마다, 막사 한가운데의 천막에서 촛불이 깜빡이는 것을 보았다.
그의 지도 아래 3년, 연저우 군이 이름을 날릴 수 있도록 그가 얼마나 많은 피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아무도 모를것이다.
내가 멍하니 있을 무렵, 눈 앞에 서늘한 빛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경계하지 못했다. 곧이어 누군가 내 허리를 안은채 나를 잡고 옆으로 피했다. 뒤에 있는 사람의 숨결이 나의 목 언저리에 느껴졌다. 방금 내가 서있던 자리에 단검 한자루가 말뚝 처럼 박혀있었다.
"문신이 되니, 확실히 약해졌어. 차라리 네가 술을 훔쳐 마시고, 홍문관 관계자들을 피해 숨었던 때가 나았던 것 같아. 뭔 생각을 하고 있었던거야?"
백기가 나를 바로 세우고, 내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을 치웠다. 한바탕 싸움을 끝냈는데, 놀리는 듯한 눈빛을 보내는 그의 눈동자가 작열했다. 그는 홍문관에서 있었던 옛일을 언급했다. 그러나 나는 감히 '그' 화제를 이야기할 수 없다는 어조로 말했다. 말의 화제를 황급히 돌렸다.
"저는, 오늘 밤 중간에서 논의할 일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적을 물리칠 전략을 세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 말을 내뱉자, 주변의 분위기가 차가워졌다. 이윽고 잠시 후 백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가 여기에 온 이상, 나는 너를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을거야."
그는 이말을 내뱉고, 몸을 돌려 자리를 비웠다. 갑자기 옆자리가 비워지자 찬 바람이 옷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손 끝이 얼어붙을 것 처럼 차가웠다. 늘 유지하던 냉정이 찬바람에 산산 조각 날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고진: "뭐? *한밤 중에 배급 파이프에 습격을 하자고?"
*의역 : 원문은 군량 야습
늦은 밤, 천막 안에는 따듯한 불이 타오르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영하로 떨어졌다. 백기의 계획을 들었을 때, 천막 안의 모두가 믿을 수 없었다. 나 역시도 경악하며 백기를 바라보았다.
"적은, 집요하게 방어 중이야. 그들은 무슨일이 있어도 유인 되지 않을거야. 그러면 우리는 중점에 침입할 수 없겠지"
그는 손에 쥔 작은 깃발을 단망의 뒤쪽에 꽂았다. '빙하가 흐르는 곳'
"경비가 철저하기 때문에, 우리는 전격전을 치룬다. 나는 기병을 만들어 야습, 기병은 우회를 만들어 적군을 유인한다. 군대가 식량을 저장하는 위치를 찾았으니, 때가 되면 다 태워버릴거야. 약탈을 잘한다 해도, 식량이 끊기면 병사들은 불안해 하겠지, 그 때 후방 부대가 본격적으로 공격을 개시해. 단박에 돌파한다."
"불가능해요!"
나는 다급하게 그를 막았다.
"한 사람의 힘으로 전체에 대항한다니요? 전하, 설마 옥문 전투를 잊으신겁니까?"
나는 다른 병사들의 표정이 '옥문 전투'가 언급되자 표정이 급변하는 거을 지켜보았다. 천막 안의 분위기가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나의 머릿 속에는, 당시 800리 멀리 떨어진 곳에서 급히 수도로 보냈다는 전보가 떠올랐다. 전보 한장한장이 병사들의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것이 연저우 군에게는 영원한 아픔인 것인지 알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백기를 말리지 않는다면 다른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2년전, 연저우 군의 배급 식량에 대한 공격이 있었습니다. 선봉대는 반격에 무력해졌죠. 그날 밤에만 5만 명의 병사가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어요. 전하 혼자 모든 적군을 상대할 작정입니까? 당신이 적들을 돌파하는 동안, 당신은 죽음에 한 걸음 다가갈거예요. 스스로 적지에 뛰어들다니.... 얼마나 죽고 싶으신겝니까?"
나는 백기의 얼굴을 진심이 담긴 표정으로 응시했다. 희미하게 타오르는 촛불이 나를 응시하는 그의 얼굴을 환하게 밝혔다.
"병사들은 항상 승리 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왔어."
"살고 싶지는 않으십니까?"
"물론, 나는 살고 싶어.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국경의 완전한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이 전쟁을 멈추는거야."
나는, 마음이 급해져 잠시 군신의 관계를 구분할 생각조차 못하고 언뜻 목소리를 높혔다.
"국경을 안정 시킨 대가가 태자 저하의 목숨을 거는거라니요? 이런 안정이 언제까지 유지가 될수있을까! 폐하께서 굳이 그러신다면, 황제께 연주군의 최고의 사령관을 잃게 될 것이라고 보고 하겠습니다."
백기의 표정이 차가웠다. 그를 보고 있자니, 나의 마음 역시 깊숙히 가라앉는 것 같았다.
"이 싸움에서 이기면, 변방이 완전히 안정되겠지. 네가 이곳에 온 임무도 완수할 수 있을거야. 네가 어떻게 황제께 보고하든 상관없지만, 계획은 이미 정해져있어"
"..."
나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돌아서서, 커튼을 훌훌 걷어 젖히고 발걸음을 옮겼다.
기억의 실루엣 :
전체적으로 의역 많음 전투는 자격증에 나오지 않는거시와요 하와와 ~
적군 사령관 : 백기를 죽이면 너에게 땅을 분배해 주고 상을 주겠다!
주변이 피 투성이였다. 석양처럼 붉은 피가 모래언덕을 뒤덮어, 바람에도 녹이 슨 것 과 같은 피 냄새가 섞여 풍겨왔다. 백기는 검을 쥔 채 모래 언덕에 서있다. 피로 뒤 덮인 사방은 그의 오감을 지배한다. 그는 가슴에 박힌 화살 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한명의 병사가 남자를 보호하기 위해, 칼을 쥔 채 비틀거리면서 다가왔다. 남자의 얼굴은 절박함으로 가득찬 채 다급히 울부짖는다.
??: " 전하, 연저우로 빨리 돌아가십시오 ! "
"연저우군에는 장병을 버리는 장군은 없다! 함께 왔으니, 함께 갈 것이다!"
백기는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진기라는 이름을 가진 병사의 눈빛을 보자- 울컥한 감정에 휩싸였다.
진기: " *전하! 소인은 옥문 전투에서 준비가 미흡했습니다. 저의 미흡한 틈을 타, 우리 군은 기습 공격을 강행하였습니다. 그러니 군의 최전선 기병 5만명 중, *저 혼자 살아 돌아 올 수밖에요. 만약 전하를 지키지 못한다면, 전선에서 목숨을 잃은 형제들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남자는 포효하듯 말을 내뱉고, 칼을 들고 적진으로 돌진한다. 백기는 그를 막고 싶었다. 그러나 무언가가 묵직하게 밟혀왔다. 백기의 아래에 꽂힌 시선에- 미처 감기지 못한 두 눈이 담겼다.
그는 이 남자의 눈을 알고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초화'로, 최전방 군의 일원이었다. 남자는 매번 백기를 마주할때마다 바보같은 얼굴을 한채 웃으며 '전하' 라고 불렀다. 백기는 순간 멍해져 고개를 들었다. 남자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산처럼 쌓인 시체와 피로 만들어진 바다였다. '그것'들은 셀수 없이 많은 '초화'이며, 그리고 끝이 없을 마지막까지 싸웠던 장병들이었다. 그의 입안에 한차례 피맛이 감돌았다 . 백기는 이를 악물었고, 감각이 없는 손으로 검을 꽉 쥐었다.
그는 아직 쓰러질 수 없다. 연저우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몸을 날려 적군의 포위망을 뚫고 진입했다. 칼끝이 부딪히는 소리가 예리하게 들렸다. 신경을 쓸 겨를도 없었던 백기의 뒤를 진기는 구부러진 단검을 들고 지켰다.
"5만의 장병들이여! 연저우 군에는 너희들만 있는게 아니다. 나도 여기에 있다 !"
* 와 이부분 존나 변태같고 마초이즘의 숭배시다
백기의 말은 진기의 흐릿한 눈에 빛을 비추었다. 그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칼바람이 거세졌다. 그가 맹렬한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그의 가슴에 굽은 칼 한자루가 꽂혔다.
진기: "... 전하..."
백기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귓가를 스치는 둔탁한 목소리와 함께, 허공에 솟구치고 있는 선혈을 보았다.
"진기... ...!"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은 누군가에게 목이 졸린 것처럼, 흐느끼는 애처로움이 되었다. 백기는 온몸에 힘이 고갈되는 것 같아, 절망적으로 눈을 감았다.
최전선에 있었던 5만명의 병사 중 단 한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적군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지만, 어느 하나 백기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저물고 있는 태양은 피를 연상 시킨다.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남자는 입에서 한자 한자 말을 쥐어 짜냈다.
"언젠간....내가 너희 모두를 *다유에 땅에 묻어주마"
*걍 지역 명임
그는 피에 굶주린 것처럼 살기를 띈체 맹렬히 일어났다. 눈앞에 번쩍이는 칼빛처럼, 재빠르게 적군의 장군의 말 앞으로 습격한다. 그 순간- 피가 기둥처럼 뿌려지며 백기의 얼굴에 내려앉았다. 내려앉은 피는 따듯한 감각마저 선사했다. 지옥에서 돌아온 아수라는*(싸움을 좋아하는 귀신) 말 위에 서서 적장의 머리를 든채, 앞에 있는 병사들을 훑어보았다.
"더 해볼 놈은 있는가!"
누구도 감히 그의 앞에 나아가지 못했다. 그의 주위를 에워싸고 있던 적군들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움츠러 들었다. 백기는 그들의 눈에서 '궤멸의 공포'를 읽는다. 그는 더 이상 그들을 바라보지 않았다. 백기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말의 고삐를 꽉 쥐고, 모래 언덕을 빠져나왔다. 그는 말을 타고 연저우 성의 방향으로 돌진했다. 그는 지켜야할 수만평의 국토와, 천만명의 서민이 있다. 그의 가슴에서 고삐를 쥔 손을 타고 피가 흘러내렸다. 백기는 차츰 눈 앞의 광경이 흐릿하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그는 힘이 빠져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수 없었다. 그의 귓가에는 말발굽 소리만이 울릴 뿐이었다. 핏 빛의 꿈속에서 남자는 장병들로 만들어진 시체의 산속에서 지치지 않고 창을 휘둘렀다. 그는 피곤했지만 멈출 수 없었다.
"외로운 광야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흐르는 긴 강을 지나면 석양이 지고는 해요."
머릿속을 울리는 아득히 먼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따스한 봄날의 작약같은 기운을 머금고 있었다.
"북방의 경치가 좋다고 들었어요. 만약- 적군이 침입하지 않았다면, 가보고 싶어요"
기억 속의 흐릿한 소녀는 꽃 가지 사이를 가로지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잘 숙성된 술을 한잔 건내주었다. 그 손은 그를 지옥의 문턱에서 끌어내어 필멸의 영역으로 다시 데려오는 것 만 같았다.
3장
차가운 바람과 같은 얼음처럼 차가운 분노가 나의 몸을 감싼채, 나는 막사로 돌아왔다. 탁자위에 만발한 등나무 꽃을 보았을 때, 어렴풋이 화가 풀렸다. 홍문관에서 나와 백기는 항상 수도 밖의 강산을 바라보았다. 그 당시 그림책에서 볼 수 있었던 등나무 꽃은 조잡하기짝이 없는 붉은 색이었는데, 오랫동안 나는 그 꽃을 보길 갈망했다.
삼년전-
그림책을 움켜쥐고 있는 나는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백기에게 등나무 꽃을 보여주었다.
"북방의 날씨는, 매우 추워서 풀 한포기 자랄 수 없다고 들었어요. 저는 이 꽃들이 어떻게 살아났는지 알고 싶어요."
"척박한 땅에서 태어나 혹한에 자라는 것은 대게 자연의 강인함에 의존해"
백기는 홍문관의 현관에 앉은 채, 내 손에 들린 그림책을 흝어보고 있었다.
"보고 싶다면, 훗날 북방에 가서 꽃의 묘목을 찾아 가져와줄게."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 백기의 말에 나의 마음도, 수도를 넘어 강물이 흘러넘치는 곳으로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등나무 꽃 말고도, 북방의 술을 마시고 싶어요. 그리고 산과 강의 경치를 보고싶어요! 나중에 가실때, 술과 그림 모두 가져오는걸 잊지마세요."
그의 눈에는 나의 모습이 비추자, 그의 눈가가 접혔다.
"잊지않을게."
머릿 속에 생생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마치 어제의 일과 같이 느껴졌다. 억누를 수 없는 세월이 스쳐 지나가는 것 만같았다. 밤 바람에 등나무 꽃이 흔들린다. 나는 꽃잎을 건들이기 위해 조금 미련하게 손을 뻗었다. 이 척박한 땅에서- 그 꽃들은 부드럽지만, 끈질기게 자라왔다.
아마 나는 백기와 다시 이야기를 해보아야 겠지만, 그 조바심에 자꾸만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의 시선은 다시 등나무 꽃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이왕 북방에 왔으니, 차라리 가보는게 낫겠지."
내가 연저우에 왔을때, 등나무 꽃이 우거진 모래 언덕을 본적이 있었다. 그것은 군 막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번 기회에 나의 심정을 헤아리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천막 밖으로 나가 마굿간에서 말을 끌고 나왔다. 문앞에 이르렀을 때 누군가가 문득 나의 손을 쥐었다. 그의 거칠고 투박한 손이, 수많은 전투를 누적하며 검을 쥐어 생긴 굳은살이 옷을 사이에 두고도 느껴졌다. 내가 고개를 돌리지 않고서도 나는 그가 누군지 알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전하,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뒤에 서있는 사람은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그저 내가 쥐고 있는 고삐를 잡아 끌었다.
"북방의 말은 성미가 급해. 너는 이미 손이 긁혔잖아. 더이상 이렇게 고삐를 쥐면 흉터가 남을거야."
나는 입을 열어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갑자기 그의 품에 안겨 시야가 빙빙 돌았다. 정신신을 차렸을때는 이미 그의 품에 안겨 말 등에 앉아 있었다.
"전하, 이러지 마세요!"
나는 누군가 이 다정한 몸짓을 볼까봐 그를 황급히 제지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기는 나를 꼭 끌어 안고 있었다. 갑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심장 박동을 느꼈다.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말의 고삐만 움켜쥔채, 나를 데리고 진영을 뛰쳐 나왔다. 휘몰아치는 바람 속에서 그의 대답을 들었다.
" 등나무 꽃을 보고 싶지않아? 내가 데려다 줄게"
어지간 해선 이미지 안넣을라햇는디... 치트키라 넣음 
"여기가 적월구야"
백기는 말에서 내려,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손을 잡고 말에서 뛰어내렸다. 끝없이 펼쳐진 말고 푸른 하늘의 아래, 차가운 달빛은 붉은 꽃잎이 비추었다. 이는 내가 옛날에 그림책에서 보았던 것 보다 수천배는 큰 울림을 주었다. 흔한 모래쥐가 땅을 파는 소리 조차 들리지 않을정도로 주위는 고요했다. 백기는 사구에 앉아 나에게 눈짓으로 앉으라고 했다.
"이건... 옳지않아..."
"나는 연저우 군의 사령관이야. 네가 연저우에 왔으면 나의 말을 들어야 해. "
그는 나의 말을 끊고, 나를 응시했다. 백기가 군사 명령을 통해 나를 겁박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잠시 동안은 그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여긴... 정말 조용해요."
"2년전 전쟁의 불길이 모든것을 불살랐기 때문에, 조용해."
나는 깜작 놀라며, 고개를 들어 백기를 응시했다. 창백한 달빛이 그의 얼굴을 감쌌다. 그 모습은 지옥의 불길 속에서 응결된 서리와도 같았다.
"여기는.... 옥문전투의 전쟁터인가요?"
"지금은 그렇게 분명하지 않아. 그때만 해도, 이곳은 적군의 점령지였어. 훗날 연저우군이 4흘간 혈투를 벌이면서, 적군의 칼날은 더이상 옥문을 위협할 수 없게 했어. 5만 명의 장병들이 다유에서 태어났어. 그들이 죽은 후에는 다유의 땅에 묻혀야 해."
밤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얼음장처럼 차갑지만 애틋하게 핀 꽃 송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것들은 작열하는 불꽃처럼 선혈이 배어 있는 꽃은 오히려 땅의 모든 것을 밝히는 찬란하고 피어난 불꽃을 연상 시켰다. 나는 당시 전보 하나하나를 읽으며 옥문 전투의 세부 사항과, 전사자 명단을 하나하나 훑어본적이 있었다. 백기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온 글자는 군보고서에 적힌 이름들에 뼈와 살을 부여하는 것처럼 의미를 가졌다. 내가 그것을 읽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시각을 갖게 했다.
이 순간 나는 백기가 왜 직접 나를 여기로 데려 왔는지, 알것 같았다. 내 눈동자에 담긴 그는, 두꺼운 갑옷을 입은채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나는 어사대에서 연저우 군에 대한 문서를 본 적이 있었다. 그의 갑옷 안 에는 뿌리 깊은 원한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대전은 치유 할 수없는 오래된 상처를 그에게 남긴 것 외에도, 2년 동안 그의 가슴 깊은 곳에 불길을 남겨 둔 것이었다.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쳤다. 그것은 마치, 한탄을 연상 시키는 것도 같고, 전사자가 고향을 그리는 짧은 노래와도 같았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것을 가볍게 불렀다.
별빛이 그의 눈 밑에 내려앉았다. 그는 나의 작은 노랫가락을 듣고 넋을 잃고 부드럽게 나를 응시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산들바람처럼 가벼웠다.
"나라가 어수선하니, 어찌 귀환이 두렵지 않겠는가? * 우리는 이 시를 홍문관에 있을 때 함께 배웠어."
*전쟁의 고난에 대한 서시 (먹금 추천) / 유연이 말한 부분의 뒤를 그대로 이어 받아침
나는 가슴 속의 아릿한 느낌을 억 누르고, 모래 언덕과 등나무 꽃밭을 바라보았다.
"전하, 오만명의 혼백이 옥문을 집으로 삼았습니다. 그들은 이미 고향으로 돌아왔어요. 근심하지 마세요. 전하께서는 옥문 전투를 직접 겪으셨지만, 최전방에서 일어난 일이 전투중에 일어난 모든 일은 아닙니다. 전하께서는 제가 본 것을 들어보시겠습니까?"
백기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는 마치 지난 3년 간 일어난 모든 것을 내 눈에서 답을 찾을려는 듯, 갑자기 나를 진지하게 주시하고 있었다.
"제가 홍문관에 있었을 때, 병부에 지원한 동기 덕분에, 전보를 읽게 되었습니다. 당시 모든 병사가 전멸하고, 오직 전하께서만 생존하셨죠. 그 전투에서 전하가 생존하여 돌아오신 이유는 조정에서 지원군을 중설했기 때문입니다. 정신을 잃은지 수일이 지나서야 일어나셨잖아요..."
이것에 대해 이야기할떄, 나는 아직도 내 안에 남아있는 두려움을 마주했다. 그때 적군의 사령관의 화살은 백기의 심장을 향하고 있었다. 그가 연저우로 돌아왔을 때, 그는 위태로운 상태였다. 나는 나의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이어나갔다.
"황제게서 여세를 몰아 군사를 제압하시지 않는 이유는 적군을 옥문으로 보내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때 적군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 남서쪽에 군을 배치하여 공격하기 위해서입니다. 황제께서는 전하에게 무관심한것이 아닙니다. 황제게서는 단순히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조정에서 연저우 군의 모든 목숨들을 국경의 땅과 바꿀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이 이렇게 단순하게 계산되어서는 안돼요. 많은이들이 전하의 강인함에 감탄하고 있어요. 조정의 대신들이 연저우 군을 향해 노력하고 있어요. 전하께서 안전하지 않으면, 황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겠죠."
나의 말을 들은 백기의 시선은 북방의 가장 부드러운 바람처럼 나의 뺨에 멈추었다.
"이런 건 다 알고있어, 네가 나에게 권하고 싶은건, 이해해. 하지만 이 싸움은 반드시 해야만해. 내가 너에게 허락할 수 있는건 딱 한가지 뿐이야."
하늘과 땅에는 언제부터인지 어슴푸레한 안개가 나타나고 있었다. 그의 어조는 마치 돌에 새긴 글자 처럼 단호했다.
" 설령 숨이 한번 끊어지더라도 살아서 돌아올게. 그 때가 되면 너에게 한 가지, 듣고싶은 대답이 있어"
그의 집요한 눈동자에, 나의 마음이 움직였다.
"홍문관에서의 너는, 분명 자유로웠어. 철장 속에 갇혀 있는게 아니라, 산과 강을 보고 싶었잖아. 그런데, 너는 왜 벼슬길에 오른거야?"
그의 말은 나의 마음에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나는 언젠간 백기에게 모든 산과 강을 자신의 두 눈으로 흝어 볼 것이라고 이야기 한적이 있었다. 옥문 전투와 황제의 명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쯤 자유의 몸으로 그를 찾아 왔을것이었다.
드넓은 사막, 긴 강, 철갑을 두른 말-
그의 곁에 있을 수 만 있다면 난 어디에든 갈 수 있어.
나는 문득 그에게 모든 것을 말하고 싶었지만, 우리는 그때의 홍문관에 있었던 우리가 아니었다. 나는 나 자신의 연약함이 조금도 들어나지 않게, 제 입술을 깨물 수밖에없었다. 내가 망설이는 것을 발견한 백기는 화제를 돌렸다.
"삼년전, 적군이 우리측의 장군을 죽이고, 침략에 성공했어, 황실엔 쓸 수 있던 장수가 없었고. 난 스스로 군사를 이끌고 북방으로 갔어. 홍문관에서 마지막 밤, 네가 나를 위해 술을 베풀었던 걸 기억해?"
"....기억해요."
내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자, 백기는 갑자기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놀라 본능적으로 몸을 돌렸지만, 백기가 나의 손목을 잡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그는 손을 들어 올려 바람에 헝클어진 나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주려 했고, 그의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날 밤, 나는 나 자신에게 맹세했어. 내가 돌아오면, 그게 뭔지 말해줄게. 하지만, 그전에 너는 내가 듣고 싶은 질문의 대답을 해줘야만 해"
그는 허리춤의 술 주머니를 풀어 나에게 건내 주었다. 나는 적당히 얼버무리려다가, 그의 눈빛에서 타오르는 듯한 감정을 읽어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술 주머니를 받아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할게요"
- 시점 전환
잿빛의 구름이 달을 가렸다. 선봉대는 진영 앞에 집결한 채, 결연한 얼굴로 백기를 응시하고 있었다. 백기는 출정주를 마시고, 술잔을 바닥에 거칠게 내동댕이 쳤다. 술 잔이 그의 목소리와 함께 산산조각났다.
나는 망루에 서서, 백기가 고개를 든채 나를 쳐다보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마치 한낮을 비추는 태양처럼 뜨거웠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그는 허리 춤에 찬 칼을 휘두르며 저 멀리 어둠을 향해 겨누고 있었다.
" *우리가 성공적으로 귀환하게 되면, 그날은 대국영토에 전쟁이 없는 날이 될 것이다."
*의역
병사: "멸하라!"
그들은 밤이 감춘 어두운 먼 곳으로 흘러갔다. 그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나는 망루의 울타리를 꽉 쥔채 눈으로 그들을 쫓았다.
4장
전체적으로 의역 많음 전투는 자격증에 나오지 않는거시와요 하와와 ~
나는 황제에게 바치는 글을 몇번이나 적어 내렸다가, 그것을 한쪽으로 치웠다. 커튼을 열어젖힌 나는 다시 하늘의 빛깔을 응시했다. 정오가 되었는데도, 아직 정찰병에게서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초조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방안을 서성였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을까, 멀리서 부터 가삐 다가오는 말 발굽 소리와 함께 남자의 흥분된 큰 목소리가 들렸다.
정찰병: "전하께서 성공적으로 군량을 태우셨습니다! 기병술로 적군을 유인해, 적군의 마음에 혼란이 자리잡았습니다. 후방의 군대는 이미 성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하께서 연저우 군을 모두 출격하라 명을 내리셨습니다!"
가슴만을 졸이고 있던 나의 마음은 그제서야 진정되었고, 나는 주저앉으며 길게 숨을 내 뱉었다.
-장면 전환
주력군의 출발 행렬에, 나는 군의 말미에 섞여 그들을 따라갔다. *'단벌'에 닿기도 전, 멀리서부터 공기 사이에 함성 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대지가 진동하듯 흔들리고, 말 발굽소리가 뒤섞인다. 고개를 들자, 연기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다. 병사들은 성을 포위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저항군은 성벽에서 화살을 난사하고, 명중한 병사는 낙마하여 쓰러졌다가- 전진하는 병사들에게 짓밟힌다. 그들은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선혈이 난무하는 전쟁터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직접 경험한 전쟁터에 겁에 질려 마음 속이 혼란에 휩싸였다. 나는 다급하게, 앞을 향해 나아갔다. 오른쪽에 무게감을 더한 바위가 요란하게 굴러 떨어졌다. 내가 곤경에 빠져있는 동안 갑자기 칼이 나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 칼짓은 화살을 땅으로 내리쳤다. 말을 탄 누군가가 나를 보호해준 것이다.
* 지역 명
장군 "대인, 전하께서 저에게 당신을 호위하라 명하셨습니다! 저를 따라 안으로 들어 오십시오!"
"전하께선 괜찮으십니까?!"
*의역: 원문 뉘앙스는 전하께서는요?
나는 다급히 장군에게 물었다. 그가 대답을 하려고 한 순간- 성벽 위에서 갑자기 큰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큰 소리에 고개를 들어 바라본 순간, 눈부시게 빛나는 하늘의 위에서 눈에 익은 남자가 높은 담벼락 위에 서, 적장의 목을 하나씩 베고 있었다. 백기의 긴 웃 옷이 바람 속에서 휘날리고 있었다. 그는 피가 군데 군데 묻은 장검을 쥐고 결연히 서있다. 적군의 갈색 깃발이 두조각으로 조각나 성벽에서 떨어져 나간다. 북방에서 가장 잔혹한 매는 손발이 부러져 다시는 높이 날 수 없을 것이다. 연저우 군의 검은 깃발이 하나 둘 씩 성벽에 꽂히고 일자로 늘어졌다. 가장 큰 연저우군의 깃발은 백기의 손에 들려있었다. 모두가 그 남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단벌은 이미 우리의 손에 수복되었다! 네놈들의 최고 사령관은 죽었다! 항복한 자는 살 것이고, 아닌 자는 죽일것이다! "
그는 연저우 군의 검은 깃발을 성벽의 중앙에 거칠게 꽂았다. 한 낮의 태양아래, 그만이 빛 나는 눈으로 고개를 높이 들고 서있다. 높이 걸린 연저우군의 깃발이 변함없이 서있고, 얼음같이 차가운 바람이 연저우 군의 깃발이 위풍 당당한 음악과 함께 시끄럽게 펄럭인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목이 메어, 뜨거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모두가- 이 순간을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이제 5만 장병의 혼은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다.
장수" 태자 전하 만세! 태자 전하 만세 !"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백기는 괜히 나를 한번 쳐다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아직 그의 뒤에는 희뿌연 연기가 사라지지 않았은 상황이었지만, 그는 오히려 굴하지 않고 천하를 손에 넣은 것 처럼 보였다.
의역: 원문 내 가슴 속에서 뜨거운 피가 출렁거렸다.
- 시점 전환
무사히, 성벽의 안에 들어온 나는, 즉시 적군의 주둔지 한가운데에 있는 천막으로 향했다. 천막의 안엔, 이제 막 의논이 끝난 듯 했지만, 아무도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내가 불쑥 안을 향해 들어가자마자 나는 백기를 보았다.
이거 라투디 꼭보세여 채찍흔드는거 존나 야동같음
그는 고개를 살짝 들었고, 상대가 나임을 확인하자마자 군의 보고서를 내려놓곤 활짝 웃음을 지어보였다.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된 전쟁을 봤는데, 무서웠어?"
"소신은 전장을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칼날이 전하께 해를 입힐까 두려웠습니다."
그는 순간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나는 황급하게 예를 갖추고 그에게 다가가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나는 그의 옷깃을 건들였다. 잠시 멈춘 나는 결연히 그의 옷깃을 들추어 그의 몸에 난 상처를 들추어보았다. 앞서 성벽 위에서의 그는 굳건했지만, 나는 그의 가슴에서 붉게 물들어 있는 옷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백기는 나의 손을 붙잡고 나의 움직임을 제지했다.
"아무일도 아니야. 이미 처리했어."
나는 나지막히 중얼 거렸다.
"전하... 이번에도 가슴에 화살을 맞으셨어요?"
"적군의 군량은 삼엄한 경호를 받고 있었어. 기습에 성공할려면, 이정도는 교환 해줘야지"
2년 동안 그를 걱정했던 마음이 떨림으로 변했다. 나는 눈을 늘어뜨려 그의 소매를 꽉 부여 쥐었다. 백기는 그제서야 웃음을 내뱉었다.
"대인은 매번 나를 볼때마다, 고양이를 만난 쥐 처럼 굴었는데. 오늘은 안 피하네"
"소신은.. 신하로서 당연히 태자님의 안위에 관심을 가졌을 뿐 입니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백기는 괜히 침묵을 지켰고, 괜히 힘을 빼 나의 어깨에 기대더니 나의 목 덜미 살갗을 비볐다.
"...전하?"
"더 이상 체면치례는 그만할게... 나... 어젯 밤 부터 한숨도 못잤어.... 게다가 날아오는 화살에 맞은 곳을 또 맞았어. 아프고 힘들어. 조금만, 쉬게해줘."
잠시후, 그의 호흡이 고르게 안정되면서, 잠이 든 것 처럼 보였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베개로서의 책임을 다할 뿐이었다.
고진 " 전하, 군은 모두 적절히 배치 되어 있..."
고진은 커튼을 열고 안으로 걸어들어왔다가, 그 순간 몸을 돌려 가버렸다.
고진"여기가 아니네."
"..."
고진이 이렇게 소란을 피웠음에도 불구하고, 백기는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 그의 숨소리를 듣고있자니, 내 생각은 점차 혼람스러워졌다. 그 때, '그' 약속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나는 그때 충동적으로 그의 요청에 동의 했다는 것이 후회스러웠다. 나는 이 일을 어떻게 얼버무릴지 고민했다. 나는 그에게 기회를 잘못 준것만 같았다. 내가 약속을 지키면서도- 그에게 마음을 들키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전하께서 약속을 지키셨으니, 저는 진실을 말해드리겠습니다. 그 해의 내가 조정에 들어가게 된것은, 옥문 전투 때문이었어요... 그 전투에서 당신은 열흘 밤낮, 최전방에 계셨지요. 수도에서의 나는, 조정에서 증원군을 보내는 것을 기다리지 못했어요. 그제서야 내가 얼마나 무력한지, 깊이 원망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나는 조정에 들어가길 결심했어요. 조정에서 당신을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작은 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 순간 귓가에 또렷한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경악하여 고개를 돌렸고, 백기의 밝게 빛나는 눈과 마주했다.
"내 짐작이 맞았나봐. 너의 이유는, 역시 나야"
그의 눈동자는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보다 밝았다. 그의 팔은 나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조금 쉬어있었다.
"... 전하 자는 척을 하고 계셨어요 ? !"
"나는 네가 행패를 부리는 것도 눈감아줬는데, 나는 자는 척 하면 안돼?"
나는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본능적으로 그의 품을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는 나를 품에 가두어 놓을 뿐이다. 그의 숨결이 나의 목덜미를 사박사박 쓸고 지나갔다.
"네가 여기서 조금 더 발버둥치면 내 상처가 덧날거야. 그러면 다 네 잘못이야."
"...."
생떼를 부리는 사람을 어찌할 도리가 없어, 나는 몸이 굳은 체 더이상 저항 할 수 없었다. 그는 마치 지금 이순간에서야 긴장이 해소된듯 소리를 죽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2년 동안, 조정에서 나를 위해 계속 상소를 올려서 증원군과 군량을 받아 내줬다는걸 나는 알고 있어. 그리고 지금은 적군의 주둔지가 무너졌으니, 적군은 3일 내에 확실히 투항할거야."
그는 잠시 말하는 것을 멈추었다. 그리고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 이순간 부터는, 내가 평생동안의 걱정으로부터 너를 지켜줄게."
그의 말은, 나에게 있어 기쁨과 동시에 슬픔을 가져다 주었다. 그는 여전히 * 나를 끌어 안은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 원문에선ㅋㅋㅋ 사람처럼 말고 물건을 꽉쥐는 것처럼 끌어안고있어요
"내가 북방에 오기 전날 밤, 나는 그날 밤의 달빛이 아름다웠던걸 기억해. 너는 그날 술을 많이 마셔서, 날 끌어안고 잠들었잖아. 그때 나는, 나 자신에게 맹세했어. 내가 적군을 멸망시킨다면, 수도로 돌아가 너에게 청혼할거라고."
기억의 실루엣 : 홍문관에서의 만남
술 부분은 특산품 이름이라서 여지춘은 북방에서 나는 술로 의역 / 수도 사람들이 마시는 술은 다른 술로 해놧어여, 의역하는 편이 앞으로 번역하기도 쉬울듯 씌방새야... 사실 지금도 연저우 연조우 너무 헷갈리고 이번 번역끝나면 내 뇌를 초기화 할거임ㅜ;
학감: " 유연, 몰래 뭘 하고 계신겁니까?"
멀리서 부터 학생 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술이 담긴 주머니를 움켜쥔 내 손이 떨려왔다. 나는 몇 일전 북방지역의 특산품인 *포도주를 주 지난 몇일간 시음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손에 넣었다.
하지만, 첫번째로 술을 몰래 마실때 덜미가 잡힐거라곤 생각치도 못했다. 뜰 안에는 배 꽃나무의 가지가 무성하고, 잎이 무성했다. 나는 주변을 살피며 술 주머니를 배꽃나무의 가지에 조심스럽게 올려 두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바람에 나의 술 주머니가 곧 떨어질 것만 같았다. 학감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거리를 좁히자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꽃나무 가지의 사이로 누군가가 손을 뻗어 주머니를 받쳐 들었다.
"...!"
내가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이 학감이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말을 하지 않은체 배꽃나무 측으로 걸음을 옮겼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공손한 태도로 학감은 절을 올렸는데, 그의 말투는 지금까지 내가 본적 없는 상냥함이었다.
학감: "태자 전하"
나는 고개를 돌린채, 눈을 가늘게 떴다.
배꽃 나무의 밑에 청흑색의 옷차림을 한 남자가 서있고, 그의 옆에는 배꽃이 한송이 떨어져 있었다. 그와 나의 시선이 마주치자, 그는 나를 보고 밝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나는 그가 웃음을 지어보이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해져서, 그제서야 학감이 그를 뭐라고 불렀는지, 기억이 났다.
'태자 전하.'
그는 동쪽의 궁전에서 온 성격이 좋지 않은 황태자인 '백기' 였다.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내가 그녀를 대신해 증언하지. 홍문관은 처리할 일이 많으니, 대인께서는 서둘러 다른 일을 처리하러 가시지요"
학감은 나를 의심러운 듯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학감 "태자 전하께서 보증을 서신 이상, 오늘은 일단 너를 믿겠다."
학감은 말을 남긴 채, 자리를 황급히 떠났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용기를 내, 소매를 펴고 예를 갖추었다.
"무슨 일이야?"
"전하의 도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홍문관에 새로 입학한 학도생 유연입니다. 혹여 전하께서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알려주세요."
백기는 가볍게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소매에서 술 주머니를 꺼냈으나 나에게 주지 않은채로, 제 손에서 두어번 주머니를 돌렸다.
"그렇다면 술이나 한 모금 나눠주시죠."
"이 술은..."
나는 약간 부끄러워져 말을 더듬었다.
"이 술은 질이 낮아요... 태자 저하께서는 안드시는게..."
백기는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젖히고 술을 크게 들이마셨다.
"나쁘지 않아, 나름 마실만해. 게다가 이 술은 오직 북방에서만 만들어지잖아. 북방은 지금 전쟁이 빈발하는데, 네가 마시고 싶어도 구하기가 어려울거야. 수도의 사람들은 다른 술을 더 좋아하지만, 난, 이 특유의 진한 맛을 좋아해. 내가 본 사람 중 이 술을 마실줄 아는 사람은 네가 두번째야."
= 아마 첫번째는 본인인 듯 ㅋㅋ
나는 눈이 번쩍 뜨였고, 갑자기 그가 나와 친한 사이처럼 느껴졌다.
"북방의 술은, 천산의 빙하가 녹아 만든 물로 만들어서, 뒷맛이 매우 풍부하다고 들었어요. 사실 저도 술을 많이 마시는 건 아니고, 저는 그곳의 풍습을 느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직 적군이 그곳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으니, 갈 수도 없고.... 그저 동경할 수밖에요... 그들을 북방에서 몰아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백기는 내가 변방의 전세에 대해 이야기한 것에 놀라는 눈치였다. 입을 다물고 있던 남자는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
"지금도 조정은 그들을 우리편으로 끌어드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해마다 조공을 적지 않은 액수로 책정하고 있어. 결국 고통받는건 다유의 백성들이야."
그가 이렇게 말하자, 나는 그의 눈에서 맑고 굳센 의지를 느꼈다. 나는 그것에 마음이 움직여, 나도 모르게 나의 진심을 말해버리고 말았다.
"사실 저는 줄곧 적군과 끝까지 싸워, 북방을 깨끗이 평정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백기는 나를 한번 보고 웃으면서, 나의 술주머니를 가볍게 건들였다. 술 주머니에서 가벼운 소리가 났다.
"보아하니, 우리의 의견은 같네."
그의 눈썹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마치 그는 마음속으로 하늘을 가로지르듯 날아오를 날만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는 광활한 뜻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젠간.... 변방이 안정되는 날을 볼 수 있을까요?"
백기는 나를 응시한다. 산들 바람이 불어와 꽃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그는 나를 대신 해 꽃가지를 막아주었는데, 나는 그의 눈매에서 단호한 감정을 읽었다.
"당연해. 그때가 되면 내가 너에게 제대로 된 북방의 술을 대접할게."
5장:
대군이 개선하여 수도로 귀환할 때는, 1년 중 가장 추운 계절인 겨울이 되었지만, 수도의 시민들은 귀향한 영웅들을 기쁘게 맞았다. 내시가 나와 백기를 이끌고 황제의 옥좌로 안내했다. 나의 마음은 어쩐지 의심스러웠고, 황제가 왜 '우리'를 불러들였는지 알 수 없었다. 황제는 용이 그려진 보좌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면류관이 드리어진 체였다. 백기는 곧장 그에게 '항복'을 의미하는 문서를 건넸다. 내시는 공경한 태도로 황제에게 그것을 건넸으나, 그는 그것을 보고도 단 한마디도 내뱉지 않았다. 대궐의 안은 조용하고, 나는 예를 갖춰 절을 한 자세를 유지한채로 식은 땀만을 흘리고 있었다. 이번이 두번 째의 입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옥좌에 앉은 자의 엄숙한 분위기는 나를 아직도 두렵게 했다.
황제 "음, 좋군 좋아. 읽어라."
그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내시는 칙령을 든 채, 걸어왔다. 나의 시야에 *칙령에 있는 흑룡이 비추어졌다.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의역
이것은.... 직위를 임명하는 문서였다. 그의 담담한 시선이 나에게 닿는 것 같았다. 그때, 적막이 감도는 궁전에서 백기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뜻을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는 황위도, 권력도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평생 두 가지에만 신경을 기울였습니다. 하나는 적을 멸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유연 입니다."
그의 말은, 나의 마음에 단단한 결의를 가져왔다. 나는 위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꼿꼿하게 선, 그의 뒷 모습을 쳐다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우뚝 솟은 소나무 처럼-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갈 것만 같았다.
"제가 이번에 부황을 뵈러 온 것도, 이 일을 위해서 였습니다. 만약 진심으로, 부황께서 제 공에 대한 상을 주시거늘 저는 황위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평생 변방에서 그 땅을 지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황께서- 주선하신 유연의 결혼을 철회해 주십시오."
백기의 말이 끝난 후, 한참이 지난 후에야 황제가 분노를 표출했다. 그의 느릿느릿한 말은 벼락같은 노여움을 띄고 있었다.
황제 "백기, 네가 정말 황명을 거부하는 것이냐?"
백기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허리춤에서 태자를 의미하는 옥 장식을 풀었다. 매끄러운 옥패는 황제의 칙령 위해서 찬란하게 빛이 났다.
" 제가 이번 생에 바라는 것은, *북방의 평화와, 그녀 뿐 입니다."
*의역 : 하이먼 강* (북방 지역에 있는 강 명칭)*의 평화와 그녀 뿐
햇빛이 궁의 망루에 가려졌다. 태자가 칙령을 거부하자 궁궐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벌벌 떨며, 무릎을 꿇었다. 황제는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내가 생각하기엔 황제 폐하께선 격노하여 할 말을 잃어버린 것만 같았다고. 생각 했다. 갑자기 머리 위에서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황제: " 유연 어사,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보아라."
백기는 고개를 돌려 나를 응시했다.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나를 맑은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나를 주시하는 황제의 눈길을 무릎쓰고, 앞으로 몇 발자국 나아갔다. 나는 예를 갖춘체로 황제에게 절을 올렸다. 이런 것을 겪는 것은 나에게 있어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나는 해내었고, 도리어 무언가 명쾌해졌다. 그와의 보낸 여기까지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홍문관에서 보낸 소년의 모습, 북방 지역에서의 날카로운 모습, 황제의 궁에서도 굳건한 모습의 그....
이번 생에, 어떠한 반려를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백기의 곁을 선택 하고 싶었다.
나는 입을 열면서, 한마디 한마디에 결연하게 대답했다.
"소신은 일 평생 혼인을 하지 않고, 평생을 신하로서 *다유의 평화를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다만, 폐하께서는 명을 거두어 주시길 간청하옵니다."
나는 황제의 노여움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윽고 황제는 어쩐지 가볍게 말을 건네었다.
황제 : "유연 어사, 내가 너에게 내린 칙령을 다시 한번 보는것도 괜찮겠구나."
나는 소매에서 황제의 칙령을 꺼내 읽어 나갔다. 순간 눈이 번쩍 뜨임을 느꼈다.
"이 도장은... 황실의 옥쇄가 아닌... 황제 개인의 소유의 인장 입니다..."
새로 즉위한 황제가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한, 이 황명은 효력을 발휘 하지 않는다.
나는 잠시 경악했다. 내 마음의 희미했던 짐작이, 또렷하게 변해갔다. 아마도 황제는 내가 백기에게 품고 있는 마음을 알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황제 : "백기, 다시한번 물으마. 너는 칙령을 받아들일 것이냐?"
놀란 감정을 금치못한 백기는 시선을 칙령에서 거두었다. 그는 잠시 주먹을 쥐었다가- 천천히 힘을 푸는 모습을 나는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궁궐의 한복판에서 서 있었다. 창밖의 망루에서 내려오는 그림자가 그를 비추었다. 그것은 어딘가 그에게 힘을 가져다 주는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우둑하니 서서 황제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한참 후에나- 나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저는 제 일생을 이 땅을 돌보는데 사용하겠습니다."
-장면 전환
즉위식을 하루 앞두고, 예부에서 황후 작위 수여를 위해, 세부 목록을 보내었다. 그러나 예복이 빠졌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아마- 황제의 책봉이 동시에 거행되어- 예부에서 미처 새 예복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것이리라. 나는 이전의 황후가 사용했던 것을 그대로 사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해, 붓을 들어 다시 목록을 작성했다. 넋을 놓고 명단을 작성하던 중, 탁자의 앞에서 소리가 들렸다.
"뭘 쓰고 있어?"
"예부에 전달할 목록입니다. 저는 이전에 사용된 예복을 사용할 거예요."
내가 이말을 마치자, 그는 앞에 서서, 마치 묵인하는 것처럼 침묵을 지켰다. 얼떨결에 고개를 들려는 순간- 내 턱에 차가운 것이 닿았다.
그 힘은 내가 저항할 수 없게 나의 턱을 들어 올린다. 백기는 검자루 너머로, 괜히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는 나를 열중하면서 노려보았다. 그리곤 몇분이나 질문을 던졌다.
"너만의 황후 복장을 원하지 않는거야?"
나는 갑자기 북방에서 그가 말을 채찍질하자, 모래바람이 휘몰아쳤던 것-, 그리고 그가 나를 지나쳐갔던것, 내가 그에게 황제의 칙령을 전달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났다. 그날의 북방의 날씨는 매우 좋았다. 오늘 처럼- 그는 채찍으로 나의 모피를 들어 올렸었다. 나는 웃음을 머금은 체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나는 이미 내가 원하는 것을 얻었어요."
"하지만 이건 네 일생에 단 한번이야. 나는 좀 더 극진히 대하고 싶어."
그는 검자루를 거두고, 내 손을 붙잡은 채, 다짜고짜 밖을 향해 나아갔다.
- 장면 전환
"이게...혼례 의상..?"
나는 동쪽 궁전의 침실에 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혼례복 한 벌에 번잡할 정도로 많은 재료가 사용되어 있었다. 그것은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고, 빛을 받아 희미하게 반짝였다. 나는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어 정교하게 수놓아진 무늬를 살짝 건들였다. 연 홍빛의 겹겹이 쌓인 신부복에 수놓인 풍경은 황금빛의 긴 강은 낙조를 그리며 산 줄기를 감싼채 출렁이고 있었다.
"혼례복에 놓인 수가... 봉황이 아니네요... 하지만..."
* 보통 중국의 전통 혼례는 봉관하피(鳳冠霞帔) 봉황과 구름을 수놓은 의상을 입고 진행.
"북방의 풍경, 홍문학원에서 항상 보고 싶다고 했잖아. 그 후에 너는 북방에 와서도 바빠서 대부분의 풍경을 보지 못했어. 그 3년간 나는 지도의 곳곳은 돌아다니며, 내가 본 풍경을 그렸어. 그리고 사람을 시켜 그것을 혼례복에 수놓게 했어."
그는 혼례복을 손수 내 몸에 입혀 주었다. 날이 어둑해져, 동궁의 촛대에 하나 둘 씩 불이 켜졌다. 백기의 눈에 혼례의상을 입은 나의 모습이 담겼다. 그의 눈에 희미하게 촛불이 반사되었다. 잠시 후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 널, 어디론가에 데려다 줄게."
-장면 전환
봉황이 조각된 대로를 밝은 달이 환하게 밝혔다. 백기와 나는 나란히, 달빛이 드리워진 계단을 걸었다.
"내일 나는 이 곳에서 즉위식을 거행할 예정이야"
"여기는... 황궁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요. 이전의 황제들은 황궁에서 즉위식을 거행했어요. 전하, 어째서 이 장소를 선택하셨어요?"
밤바람에 차갑게 식은 내 손끝을 그는 손바닥으로 덮어 주었다. 나지막하게 설명하는 그의 눈빛은 별이 내려앉은 것같았다.
"봉황 대로는 수도에서 가장 중요한 관문이야. 옥문과 더불어, 다유에 향하는 전략적인 장소 중 하나야. 이 곳에서 본 달빛은 옥문에서 본 달빛과 똑같아."
그의 시선을 따라, 그와 같은 풍경을 응시한다. 밝은 달빛 아래 길게 뻗은 강산이 이어져 있었다. 나는 갑자기 마음이 흔들려, 그와 마주한 손을 깍지를 끼었다.
"나는 옥문에 잠든 장병들에게, 수도에서 금수를 누리는 황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 첫 번째로 나는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산과 강을 지킬거야. 그리고 두번째로... 나의 사심 때문이야."
그는 고개를 돌려 편안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다. 그의 눈동자는 마치, 추운 밤의 별들을 떠오르게 했다.
"옥문 전투에서 입은 중상은, 회복될 수 없을 것만 같았어. 내가 깨어날 수 있었던건... 너와 마음으로 했던 약속 덕분이었어"
나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 그를 응시했다.
"북방이 안정 되면.... 저에게 돌아와 청혼할려 하셨어요?"
그의 눈에 웃음기가 가득 찼다, 그는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생각 하나만으로도, 나는 전쟁터에서 여러번 살아남았어."
그는 농담과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엄숙한 표정을 지은 채 품속에서 황후의 옥쇄를 꺼내 내 손에 쥐어주었다.
"유연아, 나는 일생 동안, 오직 한명의 황후를 바라볼거야. 나와 결혼해서, 나의 황후가 되길 원해?"
밤 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그의 숨결을 나에게로 가져왔다.나는 그저 그를 응시할뿐, 가슴이 무언가로 꽉 차있는 것 같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사람이 한명 있었다. 나는- 그와 함께 하고 싶었고, 북방의 모래바람이 그에게 미치지 못하게, 조정의 말이 그를 다치지 않게 그를 감싸안고 싶었다.
나는 그와 함께 하길 원해.
나는 백기를 바라보면서, 그의 얼굴을 감싸안기 위해서 손을 뻗었다. 나는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살며시 그의 눈가를 어루어 만졌다.
"함께 하고싶어요. 백기."
"당신과 함께, 나는 이 땅을 지키고, 우리가 서로를 지킬 수 있길 바래요."
홍문관의 추억, 북방의 고난을 가로질러, 소중함과 조심스러움을 담아, 그의 입맞춤이 나의 이마에 가볍게 내려 앉았다.
포카리 총각 첨부함 넌...이런걸 왜 웃으면서 말하니
"이제부터 나는 너와 삶을 공유하고, *죽은 후엔 - 너와 함께 묻힐거야."
*이거 웃으면서 말함... 포카리 총각마냥... 산뜻하고 발랄하게 웃으면서...말함...
나는 바람 속에서 문득 불어오는 등나무 꽃 향기를 맡았다. 불어오는 바람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그와 함께하는 미래는 틀림없이, 따뜻한 해가 비출 것이다. 나는 내 눈앞에 있는 남자의 두 눈을 응시했다.
"홍문관에서의 소년이던 우리는, 먼 산과 강을 보고 싶어했어요. 그런데 전하께서는... 보고 싶으셨던 경치를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