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대로 의역. 오역도 많음여. 가볍게 봐주세용
1장
"거기.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야? 손발 잽싸게 움직여!"
"받, 받으세요!"
해군을 가득 실은 함선이 우렁찬 노랫소리와 함께 멀어져 갔다.
나는 서둘러 울타리 밖으로 보내던 시선을 거두어들이고 재빨리 손으로 울타리를 닦았다.
대장이 발걸음을 멀리 옮기자 나는 녹을 문지르며 서글프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갓 입대한 견습 해군으로서, 정의를 위한 꿈은 지금 이 지하 감방에 갇혀서 지하 감옥의 간수가 되고 있었다.
큰 일을 이루려는 마음은 냄새나는 더러운 걸레와 빗자루에 닳아서 서서히 말라비틀어져 가고 있었다.
"나는 언제쯤 바다에 나갈 수 있을까? 나도 저 고약한 해적들을 잡고 싶어!"
"아직도 꿈꾸고 있는 거야?"
지하 감옥의 동료 하나가 웃으면서 문 옆에 기대며 손에 든 걸레를 내게 돌렸다.
"너 이 녹들을 그 고약한 해적이라고 생각해봐. 네가 한번 세게 문지르면 이 '고약한 해적'들은 다 없어질 거야 하하!"
"흥, 언젠가는 반드시 큰 사건을 해결하고 말 거야!"
나는 물통에 힘껏 걸레를 짜면서도 투지를 불태우면서 스스로를 북돋았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얼마 전에 강도사건을 크게 벌였던 범인이 우리 대장에게 잡혔는데 듣기론 아주 유명한 현상금 사냥꾼이래."
"......! 왕실의 공물선을 강탈한 그 사건인가요?"
"맞아. 바로 그 사건."
나는 흥분해서 눈을 크게 떴다. 그 '대형 강도 사건'은 얼마 전에 발생한 큰 사건이었다.
황실의 공물을 운반하고 있던 전함은 도중에 약탈당했을 뿐 아니라 호위대까지도 모두 무참하게 죽임을 당했다.
"그......그럼 범인은 우리 쪽에 가두는 건가요?"
"그럴 리가. 그렇게 잔혹하고 포악한 녀석은 분명 자물쇠와 수갑을 채워서 사형수 방에 갇힐 거야."
"전에 감시하던 그 녀석은 위협당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말을 들었는데, 대장은 그 범인에게 맞설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하고 있어.
나는 동료가 멀어지고 난 후에도 여전히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현상금 사냥꾼은 도대체 누구일까? 그 사람은 왜 공물을 약탈하려고 했을까? 그는 어떻게 붙잡혔을까?
그가 빼앗은 건 황실의 공물이야. 이게 바로 내가 생각해오던 대형 사건이 아닐까?
나는 방금 그 사람이 했던 말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손에 있는 빗자루를 꽉 쥐었다.
기회는 행동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거야.
"간댕이가 부었나봐. 자처해서 보초를 서겠다고 한 걸 보면."
지하실에서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들렸고 문틈으로 파고드는 바람에 미약하게 타오르던 촛불이 마구 흔들렸다.
유폐된 공간에는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함께 쉽게 지워지지 않는 피비린내로 가득했다.
나는 교관의 뒤를 따라 해군 감옥의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이곳은 오로지 사형수만을 수감하는 감방으로 이곳에 갇힌 사람은 죄목이 모두 극악무도한 사람들뿐이었다.
이런 곳은 나 같은 견습 해군은 청소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다.
"상관의 걱정을 덜어주는 건 부하로서의 영광입니다!"
이렇게 말해도 내 뒤로 감춰진 손가락은 계속해서 떨렸다.
"잘 들어. 이 놈은 극악무도한 놈이니 쉽사리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그...그전에 약탈당한 보물은 되찾았나요?"
"묻지 말아야 할 건 묻지 말게, 그렇게 조심하지 않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거야."
*의역
대화가 끝나자, 우리는 벌써 지하 감옥의 가장 깊은 곳에 도착해 있었다.

내가 호기심에 주변을 둘러보다가 갑자기 매섭게 쏟아지는 시선과 마주쳤다.
짙은 어둠 속에서 그 호박색 눈동자는 짐승을 엿보는 야수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그림자 속에서 틀어박혀서 사냥감을 일격에 죽이기를 기다렸다.
희미하고 어둠침침한 달빛이 그윽하게 들어와 저 냉혹한 얼굴에 내려앉았다.
노출된 피부에는 눈에 띄는 상처들이 곳곳에 남아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에 떨게 했다.
그는 땅에 반쯤 무릎을 꿇고 두 손에는 거친 노끈으로 묶여있었는데 털끝만큼도 초라한 모습은 물론이며 온몸은 전혀 길들여지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어쩐지 어릴 적에 보름달이 뜬 밤의 산속에서 무심코 보았던 외로운 늑대가 생각났다.
아름답고, 또 마음을 사로잡는.
나는 그 눈빛에 넋을 놓아 숨을 쉬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
"오늘부터 자네는 여기서 보초를 서게. 그의 처형일은 15일 이후니 조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네."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나는 좀 더 믿음직스러워 보이기 위해서 몸을 곧게 펴고 문가에 잽싸게 섰다.
하지만 상관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그 남자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백기. 이건 네가 스스로 선택한 죽임이야."
"형을 집행하기 전에 공물의 행방을 말해주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나는 멍하니 있다가 살그머니 뒤로 시선을 돌렸다.
백기?
전에 동료가 현상금 사냥꾼을 잡았다고 했는데 그 유명한 현상금 사냥꾼이 백기라고?
단순히 현상금이 아니라 그의 존재는 현상금 그 자체를 대표했다.
사냥꾼으로 활동할 때부터 단 한 번도 지지 않았고, 네 개의 해역에서의 모든 고객들에게 가장 추앙받았고, 천금으로도 구하기 어려운 현상금 사냥꾼이었다.
지금 내 뒤로 갇혀서 15일 후면 처형되는 그가?
백기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조롱하는 듯한 눈빛을 드러냈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다면."
철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사형수 감옥 안에는 나와 백기만이 남았다.
으스스한 찬바람이 차가운 칼날처럼 내 목덜미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내 가슴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흥분되기도 하면서 두려움에 떨리기도 하면서.
상관의 말에 따르면 백기는 지금까지 공물의 행방을 밝히지 않은 것 같았다.
이건 설마 내가 꿈에도 그리던 큰 공을 세울 기회가 아닐까?
나는 고개를 돌려 말 한마디도 없는 남자를 바라보았는데 그의 눈빛에는 갈망으로 가득했다.
달빛 아래 외로운 늑대는 머리카락을 빛내면서 나를 천천히 그에게로 인도했다.
이렇게 무서운 짐승이 어딨겠어. 이 사람은 바로 내가 파헤치기를 기다리는 보물이야!
"저......"
"꺼져!"
2장
신비스런 바다는 강하고 용감한 사람을 그것의 품으로 불러들인다.
그것은 평등한 신처럼 도전에 성공한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보물을 부여한다.
강하기만 한다면 성격이 다르든, 정의롭든 간에 모두 이 바다 위에서 살아남아 돌파구를 개척해낸다.
성질이 아주 고약할지라도.
나는 슬픔에 잠긴 채 문밖에 서서 이따금 곁눈질로 백기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밤새 조사를 한 결과, 나는 상대가 바로 그 유명한 '현상금 사냥꾼 백기' 라는 것을 확인했다.
감옥 안은 아주 조용했다. 백기는 바닥에 드러누워 지푸라기 하나를 입에 물고 무슨 생각인지 계속해서 눈을 감고 있었다.
오늘 상관은 어떤 임무로 출항해 당분간 감옥에는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눈동자를 굴리며 발끝을 천천히 움직였다.
"나 귀찮게 하지 마."
"......"
백기는 눈도 뜨지 않았지만 그의 냉랭한 목소리에 내 움직임은 제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순간 나는 백기가 이곳을 지키는 해군이고 도리어 내가 철창에 갇혀서 두려움에 떨며 처벌을 기다리는 범인인 것처럼 몸을 떨었다.
"당, 당신은 범인이면서 말이 너무 심하잖아요!"
나는 손바닥을 힘껏 움켜쥐고는 분위기를 주도하기 위해서 큰소리를 치며 그를 꾸짖었다.
"일어나 앉고 심문받을 준비를 해......"
아직 말도 끝나기도 전인데 백기는 눈을 부릅뜨고 차갑게 나를 업신여기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나는 어쩐지 짐승에게 목이 물린 듯한 착각이 들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그가 일어서면서 손목과 발목에 걸린 쇠사슬이 그의 몸을 따라 바닥에 스치면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
그의 행동을 보니 생각보다 그가 무섭지가 않아서 나도 모르게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나는 허리를 움켜쥐고 철제 나간 옆에 서서 백기를 바라보다가 말없이 맞은편까지 걸어갔다.
그가 순식간에 한쪽 팔을 내밀어 옷깃을 꽉잡고 힘껏 앞으로 당겨 내 머리를 차가운 철제 난간에 부딪혔다.
한없이 가까이 다가온 저 호박색의 차가운 눈동자는 희미하게 먼지를 뒤집어쓴 것처럼 보였다. 마치 내가 난간 밖에서만 보았던 어두침침한 바다와 같이.
"방금 내가 제대로 듣지 못한 것 같은데, 누가 누굴 심문하겠다고?"
거대한 압박감이 밀려들어와 공기의 흐름이 막혀 호흡이 가빠왔다.
나는 온몸으로 떨면서 당황하면서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눈으로 비웃으면서 조롱했고, 경멸로 가득한 두 눈은 나를 쏘아붙였다.
"이 정도도 무서우면 어떻게 대단하고 정의로운 해군이 되겠어!"
나는 떨면서 두 손을 들어서 그의 손목을 힘껏 잡았다.
"사람 무시하지 마! 내가 심문하는 건 바로 백기 너야! 공물을 빼앗은 범인!"
"너 그것들을 대체 어디에 숨긴 거야!"
그의 눈에서 빛이 번뜩였고, 그 눈빛은 그의 손목을 쥐고 있는 내 손가락을 스치면서 그는 고개를 살짝 죽였다.
"그렇게 공을 세우고 싶어?"
"이건 그거랑 상관없어, 아니 조금은 있겠지만."
"하지만 중요한 건 정의야! 해군은 정의를 관철하는 기관이니 당연히 공물을 찾아야만 해!"
나는 허리를 곧게 펴고 정당하고 엄격하게 마음속의 신념을 분명하게 표현했다.
그런데 예상 외로 백기는 오히려 바닷속의 기이한 생물이나 짐승을 보는 것처럼 눈을 크게 뜨고 눈썹을 찌푸렸다.
"너 어제 막 해군 됐지."
"나는 벌써 78일차 견습 해병이야!"
"넌 해군에 어울리지 않아."
그는 가볍게 말하면서 손가락을 풀고는 벽 쪽에 다시 앉았다.
"흥, 지금 네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미래의 해군 장교가 될지도 모른다고."
"그래."(살짝 비웃는 톤임)
달빛이 바닷물처럼 불어나 철창 속에 잠겼다.
백기의 입가가 살짝 올라가자 왠지 고혹적인 느낌이 들었다.
"조지아 섬."
나는 손에 들고 있는 깃펜을 잉크에 두 바퀴 굴리고는 잉크 자국이 마르기를 기다릴 틈도 없이 종이 위에 계속 써내려갔다.
"반성문 쓰는 거야?"
"당분간 나한테 말 걸지 마!"
나는 손목이 말이 듣지 않을 정도로 아파서 철제 난간 밖에 앉아 있었다.
여기는 백기가 나에게 네번째로 잘못 알려준 장소로, 공물은커녕 해적이 언제나 활개를 치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소란을 피우더니 나중에는 해적 간부들의 텃밭을 건드렸다.
백기는 매일 심문을 받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따로 장소를 알려줬다.
처음에는 좀 우쭐댔지만 지금은 모두 이녀석의 음모였다.
"넌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 해군은 유명한 해적단을 건드리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는 거 알지 않아?"
"해군이 해적을 잡지 않으면 누가 잡아?"
"......네 말이 맞긴 해."
나는 붓을 휙 휘둘러 10페이지의 종이를 넘기고 또 멋지게 쓰기 시작했다.
매번 나는 상관께 다짐을 했지만 나중에는 건드리지 말아야할 해적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한바탕 욕을 먹었다.
"오늘도 심문해?"
"이거 다 쓰고 나면 그때 다시 이야기해!"
내 뒤에서 가볍게 웃음소리가 들렸고 쇠사슬 소리가 울리면서 백기도 함께 철창에 등을 기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너 정말 끈질기다."
"훌륭한 해군이 되려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조용한 지하감옥 안에는 규칙적으로 붓질하는 소리만 남아 있었고, 물결은 고요했다. 달도 슬며시 잠이 든 것처럼.
"백기 넌 해군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정말 싫어해."
백기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나는 가볍게 '아' 하고 말을 했다.
"이유는 묻지 않아?"
"해군의 내부가 얼마나 썩었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해군을 싫어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지."
그래서 바꾸고 싶은 거였다. 세상에 정의가 발붙일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하니까.
나는 마지막 글자를 스고 종이를 떨군 후 투지 충만하게 백기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백기! 빨리 말해봐! 공물 어디에 숨긴 거야!"
석양은 점점 바다의 노을색 빛을 거둬 약간의 햇살만 남았다.
나는 이를 악물고 두 손을 백기의 머리 양옆 벽에 기댔고 원흉은 기분좋게 눈매를 구부렸다.
"백기, 난 하마터면 극지에 파견되어서 얼음굴을 팔 뻔 했어. 넌 알고 있었지!"
"미안해(놀리듯이), 내가 또 잘못 기억했나봐."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데도 기세등등한 말투에 나는 다음 순간 그가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몇, 번, 을, 잘, 못, 기, 억, 했, 는, 지, 기,억,시,켜,줄,까?"
"열번이지."
"수고하셨습니다. 미래의 해군 장교님."
그는 고개를 들어 호흡을 조금 더 가까이 했다. 그 호칭은 유난히 진지하게 들렸지만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전의 악담과는 달리 지금의 백기는 좀더 질이 나쁘게 느껴졌다.
"너는 닷새 후면 처형당할 텐데, 죽음이 두렵지도 않아?"
"난 죽지 않을 건데. 왜 무서워해야 해?"
그의 오만함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그는 당당하게 말했지만 내 마음은 역시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백기, 네가 뭘 했는지 내가 못 알아봤다고 생각하지 마. 네가 말한 모든 장소들이 대해적 패트만과 관련이 있어."
"지난 2년 간 넌 의뢰를 수행하기 위해서였다고 하기엔 패트만의 사람들을 꽤 건드렸어."
"네가 숨긴 공물은 패트만과 관련이 있는 거야? 아니면 이걸로 무슨 거래를 하려는 거야?"
나는 그가 시선을 피하지 못하게 몸을 굽혀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백기는 입가를 살짝 치켜올리면서 손목에 있는 쇠사슬을 함께 들어 내 뒷목에 얹었다. 마치 내가 도망갈 수 없는 사람인 것처럼.
"현상금 사냥꾼에게 재물보다 더 매력적인 게 또 있을까?"
"......"
"내가 반드시 네가 숨긴 공물을 찾을 거니깐, 정말로 숨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내가 평생 말 안해준다면?"
"그럼 평생 심문할거야!"
내가 무의식적으로 말을 내뱉자 백기는 커다랗게 눈을 뜨면서 깊은 의미가 담긴 시선을 보내왔다.
"너는 이곳이 나를 평생 가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네가 도망가도 널 잡을 때까지 계속 쫓아다닐 거야!"
"그래 좋아."
"근데 넌 지금 너무 천천히 뛰고 있어."
"시간이 나면 배 몇 바퀴 돌면서 운동해야겠는데."
밤바람이 슬그머니 들어와 그의 이마 앞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스치면서 내 얼굴을 간지럽혔다.
"안 그러면 난 못 잡아."
3장
"너 정말 죽고 싶은 거야!"
굵은 채찍이 휘둘러지는 소리가 거듭되었지만 되돌아오지는 않았다.
지하감옥에서 몇 미터 떨어진 위치에 서서 죽어라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채찍질에 내 마음을 모두 얻어맞는 기분이 들었다.
백기의 사형 집행일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자 그가 알려준 장소는 평소에는 풍랑도 일지 않는 잠잠한 곳이었지만 해군이 수색하니 대량의 화약과 무기가 발견되었다. 하지만 해군이 그것들을 모두 몰수하자, 그것이 패트만의 보물창고 중 하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게 해군은 패트만을 격노시켰고 그쪽 측에서는 주변에 있는 측근들을 불러 놓고 해군을 물색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상관은 매우 화가 났다. 이대로 가다가는 백기의 사형을 집행하기 전에 먼저 맞아 죽을 것이다.
상관의 화를 어떻게 풀까 생각하고 있을 때 계속되던 채찍질 소리가 마침내 멈추었다.
하지만 내가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상관이 거칠게 성을 내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유연! 어서 이리로 썩 오지 못해!"
나는 긴장하면서 마지못해 달려갔다.
짙은 피비린내가 얼굴을 스치고 공기는 무서울 정도로 고요했고, 끊임없이 떨어지는 핏방울들은 땅으로 뚝뚝 떨어지면서 무서운 소리를 냈다.
백기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고 앞머리가 그의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나는 한눈에 그의 몸에 있는 흉악한 상처들을 전부 눈에 담았다.
"너더러 감시하라고 했지, 견습 해군 주제에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너만 아니었으면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났겠어?"
"죄송합니다. 상관님. 하지만 해적들이 몰래 소지하고 있던 무기도 압수했고 요 며칠동안 범죄자들도 꽤 많이 잡았습니다......"
"입 닥쳐!!"
그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 이를 악물었다. 핏방울이 가득 묻은 채찍이 들리면서 곧 채찍의 방향이 나를 향했다.
같은 순간 아까전부터 계속 움직임이 없던 백기가 움직였다.
두 손이 머리 위로 속박되었음에도 그는 잽싸게 휙 뛰어 올라 상관을 발로 걷어차 땅에 내동댕이쳤다.
휘두르던 긴 채찍은 순간 궤적을 조정했지만 결국 내 팔뚝을 스쳐 지나가면서 깊은 흔적을 남겼다.
하지만 난 느끼지 못했다.
달빛 아래에서 피어오르는 그 그림자는 한층 더 광채가 났다.
희미한 빛 속에서 핏방울이 움직임과 동시에 튀어나오면서 천천히 번지며 내 얼굴 옆측면에 떨어졌다.
분명히 가벼웠지만 내 온몸이 뜨거워졌다.
"백기, 널 지금 당장 죽여버리겠어!"
"할 수 있으면 한 번 해 봐."
백기가 거만하게 턱을 치켜 세우자 은빛 색의 빛이 그의 입가에 떨어져 완벽한 곡선을 그렸다.
상관이 허겁지겁 일어서자 해군 한 명이 갑자기 달려왔다.
"보고드립니다! 중장님께 전보가 왔습니다!"
"공, 공물에 대해서 묻는 거겠지......"
아직 떨어지지 않은 긴 채찍이 한순간 공중에서 멈췄고 상관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채찍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면서 나를 노려봤다.
"뭘 멀뚱멀뚱하고 있어! 저녀석 놓아주고 잘 보고 있어!!"
분노로 찬 발걸음이 순식간에 어둠으로 사라지자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벽에 있는 수갑을 채웠다.
백기의 긴 셔츠는 증오로 가득한 핏빛으로 차 있었고 왼쪽 어깨의 머리카락도 피로 흠뻑 젖어있었다.
심장이 답답한 것처럼 아파와 나는 그의 앞으로 들어가 손을 들고 살짝 까치발을 들었다.
타는 듯한 호흡과 피린내가 함꼐 올라와 내 목덜미에 부딪쳤다.
"방금......고마워요."
백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리없이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 수갑을 그의 손목에 채우고 꽉 묶여져있는 밧줄을 풀었다.
백기는 비틀거리다가 중력이 없는 상태처럼 내 몸에 떨어졌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팔을 벌려 그를 꼭 안았다.
"미안해."
"기운이 없네."
"이미 훨씬 전부터 기운이 없을만 했어요!"
나는 그의 몸에 있는 상처가 더 찢어질까봐 함부로 힘을 주지 못했다. 그저 나는 그를 천천히 부축하며 조심조심 잡초 위에 올려두기만 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다시 달려가 연고와 붕대를 가지러 갔고, 흉측한 상처들을 보고 나는 가슴 아파하며* 입을 오므렸다.
*정신적으로 괴로워하는 뜻
"대체 무슨 억지를 부리는 거예요?"
"만약 당신이 공물을 숨긴 게 패트먼의 소탕을 위한 것이라면 그에게 직접 분명히 말해요!"
"그 공물들은 황실의 소유니깐 해군이 아무리 해적들을 꺼린다고 해도 왕실의 세면을 세워주지 않을 정도는 아니에요."
"유연."
조용히, 나는 백기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었다.
그는 손가락을 들어 내 얼굴에 떨어진 핏방울을 손등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더러워졌어."
밀물이 밀려들어와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내 마음에도 함께 떨어지는 것 같았다.
"지금 제 몸엔 당신의 피가 묻어 있어서 당신은 깨끗하게 닦지 못해요."
나는 그를 분명히 바라본 후 부드럽게 그의 상처를 싸매었다. 창밖으로는 어느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배들을 와르르 때리면서. 우물쭈물하는 심장 소리와도 같아.
"백기, 그 공물들 정말 네가 숨긴 거야?"
열흘 간의 '심문' 끝에 처음으로 이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
그동안 질문해왔던 모든 것들이 점점 희미해졌디.
처음부터 나는 하나의 결론으로 백기에게 질문을 했다.
하지만 나는 아마도 가장 먼저 시작해야 했었던 어떤 진실들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내 질문에 백기는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그리고선 그는 말없이 나를 깊은 곳까지 바라보는 듯 시선을 던졌다.
"내가 아니라고 한다면 믿을 거야?"
"그렇다고 말을 한다면 그 가능성을 확인하러 가야지."
"그 열 개의 장소처럼."
이 순간 오직 세상에서는 달이 바라보는 시선만 남은 것처럼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이건 내 의뢰야."
한참 뒤에 백기는 천천히 입을 열었지만 내가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현상금 사냥꾼은 모든 약속을 이행할 거야."
"보수를 받았으니 나는 내 방식으로 의뢰를 완수해낼 거야."
그는 왼손의 천을 천천히 풀고는 내 팔을 잡아당겼다.
그때서야 통증이 내 주의를 끌었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읏' 소리를 냈다.
"아프지."
"그럼 너도 아파?"
"현상금 사냥꾼인데 이 정도 상처 쯤이야."
"그럼 미래의 해군 장교님께서도 아프지 않습니다."
내는 입가를 올리고 그가 천을 내 상처에 소중하게 묶다가 바보처럼 매듭을 짓는 것을 지켜보았다.
"백기, 널 도와주면 안되겠어?"
"넌 지금도 날 많이 도와줬어."
"나머지는 내가 직접 할게."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뭐가 됐든 당신이 혼자 떠나도록 놔두지 않을 거야."
"도망간다면 나도 널 잡을 거야."
그의 시선은 내 몸에 엉망으로 묻어있는 핏자국을 스쳤고 그는 공중에 원을 그리면서 내 귓가에 늘어뜨려진 머리카락 한가닥을 살짝 털어냈다.
"그럼 한번 해보자."
*
상관의 사무실로 불려가면서 나는 불안해하면서 두근거리고 있었다.
백기의 사형 집행일은 내일인데 어젯밤 나누었던 대화의 의미도 유난히 분명했다.
다만 그의 행동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랐고, 발밑에서 들려오는 굉음과 함께 내 모든 추측들을 뒷받침했다.
이렇게 커다란 구멍이 갑자기 지하 감옥의 한쪽에 불쑥 나타났는데도, 내 마음은 오히려 평온했다.
"......보고합니다! 그의 동료가 배 밖에 폭탄을 설치한 게 분명합니다!"
"이 병신 새끼들이!"
욕설과 함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소리가 내 귓가에서 점점 사라지면서 쇠사슬에 눌려있는 하얀 라일락 꽃 한 송이에 온 신경이 쏠렸다.
(회상) "현상금 사냥꾼은 모든 약속을 이행할 거야."
텅 빈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면서 용감하고 강한 모든 사람들을 마음껏 안아주었다.
이 시끄러운 소란 속에서 나는 말없이 그 라일락 꽃을 주워 들었고 손목에 있는 천에서 살짝 열이 나는 것 같았다.
"기다려 백기, 내가 곧 잡으러 갈게."
4장
백기가 가려는 곳을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패트먼을 성가시게 굴었고 또 해군의 힘을 빌어 패트먼의 군력과 관심을 끌어모았다.
다음으론 당연히 직접 그를 만나야만 했다.
내가 작은 배 한 척을 몰고 패트먼이 관할하는 해역 부근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 연기가 높이 치솟고 있었다.
내가 앞으로 노를 저으면서 난장판이 된 함선 한 척을 지나갔고 상단의 선원들은 모두 쓰러져있었다.
"......이거 모두 백기가 한 짓인가?"
열심히 백기의 모습을 찾는데 거센 바람이 불더니 멀지 않은 곳에서 전투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소리를 따라 갈고리를 이용해 배에 올라갔을 때 백기는 장검을 들고 패트먼의 심장을 향해 날카롭게 찌르고 있었다.
덩치 큰 그림자가 땅바닥에 쓰러지고 역광 속에서 백기는 장검을 높이 뽑아 마치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장검을 왼쪽 가슴에 매달았다.
그는 분명 현상금 사냥꾼이지만 이름모를 사람을 위해서 기사의 예를 올리고 있었다.
"이게 바로 선배의 의뢰 내용인가요?"
백기는 눈을 뜨면서 나와 똑바로 마주쳤다.
그는 내가 여기에 나타날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입가에 아름다운 미소를 띄웠다.
"패트먼이 전에 섬의 한 사람을 무참히 죽였는데 유일하게 구조된 노인이 나를 찾아왔어."
"그는 죽기 전에 내가 그와 그의 가족들을 위해서 복수를 해주길 바랬어."
"보수는 라일락 한 다발이었나요?"
나는 주머니 속에 감추어놓은 하얀 라일락을 흩날리며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때의 침묵은 일종의 확인에 가까웠다.
전설의 현상금 사냥꾼 백기는 의뢰를 받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흰 라일락 한 송이 떄문에 몇 년동안이나 어떤 고난도 두려워하지 않고 확인 받을 수도 없는 약속을 지켰다는 것을,
그 소리 없는 약속들은 반짝반짝 빛나는 영광의 마음 같았다.
신분과도 보수와도 상관없이.
나는 조용히 앞으로 나가 흰 라일락꽃을 바람에 날렸다.
새하얀 꽃들이 휘날리는 바닷바람을 타고 수평선으로 날아갔다.
그 두터운 마음과 함께 더 먼 곳으로 보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백기, 제가 당신의 의뢰를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처음엔 나도 네가 날 도와줄 줄은 몰랐어."
그는 가볍게 말했지만 눈빛은 그 꽃을 따라 함께 먼 곳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나도 그냥 너를 속이려고 했는데."
"네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줄은 몰랐어."
"그것 참 미안하네요. 포기하지 않는 건 몇 안되는 제 장점이거든요."
"여전히 네 장점은 많이 있어."
그의 머리카락은 주인의 기쁜 마음을 팔아먹은 것처럼 바람을 타고 흔들렸다.
"그런데 그 말은 당신이 저에게 큰 신세를 졌다는 뜻이죠?"
"뭘 원해?"
"제가 원하는 걸 당신이 왜 몰라요?"
내가 암시하듯 말을 길게 늘어뜨리자 백기의 눈빛도 덩달아 무거워지면서 그는 내 앞으로 다가와 살짝 몸을 숙였다.
"이 바다에 있는 한, 네가 원한다면 내가 다 줄 수 있어."
"뭐든지 괜찮아."
그는 낮은 목소리로 떠보는 듯 신호를 보냈고 달빛은 그의 몸에 도금되어 차갑고 날카로운 면을 부드럽게 했다.
"당신이 직접 한 말이에요."
"그럼......"
그의 밝아진 눈빛은 나에게 자신감을 주었다.
"그럼 숨겨진 공물은 어때요?"
"......"
공기가 한순간 멈췄다.
"따라와."
백기는 입을 오므리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나를 큰 자물쇠가 채워진 배의 창고로 안내했고 눈부신 보물과, 진주, 그릇 장신구가 온 공간에 가득했다.
둘러보니 공물 명세서에 적혀져있는 물품들이었다.
"넌 공을 세울 수 있겠네."
백기는 빙그레 웃으며 커다란 보물상자 옆에 기대었다.
나는 가볍게 시선을 거두고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먼저 당신의 천을 돌려줄게요."
"필요없어."
"손 내밀어봐요."
"네가 날 만나러 온 건 나에게 천을 돌려주기 위해서야?"
"먼저 그렇게 많이 묻지 마요."
내가 고집스럽게 굴자 백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마지못해 손을 내밀었다.
내가 그럴듯하게 천을 꺼내 그의 손에 듬직하게 감았고 그가 불만스럽게 고개를 옆으로 돌렸을 때.
찰칵.
수갑은 곧바로 그의 손목에 채워졌다. 백기가 어리둥절해하는 순간 나는 다시 그의 다른 손을 잡아당겨 동시에 수갑을 채웠다.
"이 바보! 천은 무슨 천이에요~ 당연히 당신을 잡으러 온 거지!!"
"헤헤. 나한테 잡혔지."
백기는 내가 이렇게 집착하리라고는 생각못한 듯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눈을 깜빡이더니 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저쪽에 공물들이 있는데 나를 잡는다고?"
"저것들은 네가 찾은 거지, 내 건 아니잖아."
"정의로운 해군은 절대 남이 얻은 승리의 열매를 빼앗지 않아."
"내가 여기 온 건 다 탈옥한 용의자를 '잡아서' 넘기기 위해서였지."
"내가 지금 용의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지 않았어?"
백기는 몸을 숙여 나와 시선을 맞췄는데 눈썹이 갸름했다.
"탈옥에 관해선......"
"현상금 사냥꾼이 해군의 규칙에 따를 필요가 없으니까?"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거지."
"......그냥 성의 표시인 거야."
그의 수갑 사이의 쇠사슬을 즐겁게 흔드니 하나도 남지 않은 감옥 안의 울타리처럼 나도 모르게 녹이 슬어 버린 느낌이 들었다.
이 모든 건 백기가 선사해준 것이다.
"사람 잡는 건 처음이라 형식적으로 기분 내보는 거야."
나는 웃으며 열쇠를 꺼내 그의 손목에 있는 수갑을 풀려고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는 직접 손목을 높이 들어 내 목덜미에 두르고는 나를 단단히 품에 안았다.
달빛 아래 외로운 늑대가 발을 내딛으며 거만하게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호박색 눈동자 속에 있는 나를 보았다. 가까이에서 호흡이 모든 이성을 다 삼켜버릴 것처럼 나의 심금을 조금씩 그려냈다.
*의역함
촛불이 우리 어깨에 드리워지면서 차가운 달빛 속에서 그의 따뜻한 기운을 금빛 찬란한 온기 속에 가렸다.
백기는 몸을 숙이고 손바닥에 쥔 쇠사슬을 천천히 조이며 가까이에서 호흡을 섞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야?"
"공물을 가지고 돌아가서 내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 네가 미워할 수 없는 해군이 될 거야."
"그뿐만은 아니겠지?"
두 손으로 움켜쥔 쇠사슬이 흔들리면서 함께 땡땡 소리가 났다.
그는 쉰 목소리였지만 간드러졌는데 이게 마치 유혹하면서 심문하는 것처럼 들렸다.
"당연히 그뿐만은 아니지."
나는 웃으며 허리춤에 꽂힌 총을 꺼냈고, 차가운 총구가 그의 옆얼굴에 닿아 그의 온도에 맞붙어 애매모호하게 그의 턱까지 미끄러졌다.
"또 이 현상금 사냥꾼에게 의심사는 짓은 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
"내가 널 잡을 기회를 찾지 못하게."
"안 그러면 다음번에는 네가 그렇게 도망가지 못하게 할 거야."
가벼운 웃음소리가 그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그는 마치 손안의 사슬을 풀듯 긴 사슬을 끌어당겨 허공에 늘어뜨리고는 내 등을 스쳐 지나갔다.
"지금까지 해군의 부탁은 받지 않았는데."
"네가 예외가 될 거야."
"난 지금 견습 해군이라 너에게 보수를 지불 못해."
"만약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으면 나도 라일락 한 다발로만 지불해도 될까?"
*의역함
"그건 필요없어."
가벼운 말투와 함께 그는 얼굴을 서서히 가져와 빈틈없이 내 숨결과 얽혀왔다.
"내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요구하고 싶은 의뢰가 있는데."
"네가 원하는진 모르겠지만."
"방금 그거 계약금이야."